132명 사망 중국여객기 사고, 조종사 ‘고의 추락’ 가능성 커(영상)
- 22-05-18
WSJ “조종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급강하시켰을 가능성”
지난 3월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32명 전원이 사망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고의 추락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800 항공기는 지난 3월 21일 중국 남서부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남부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 광시좡족자치구의 산속으로 급강하했다. 이로 인해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순항 고도에서 갑자기 비행기가 수직 낙하한 것을 두고,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소문이 당시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퍼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미국 측의 사고 원인 조사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사고기에서 수거한 블랙박스의 비행 기록을 조사한 결과, 조종실의 누군가가 비행기를 거의 수직으로 급강하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행기는 조종석 입력 정보 그대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에 근거해 미국 측 조사팀은 조종사의 고의적 행동에 무게를 싣고 있으며, 이와 함께 비행기에 탔던 다른 누군가가 조종실에 침입해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켰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로이터도 소식통을 인용, “지금까지 기계 결함을 가리키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팀은 조종실에서의 고의 행위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조종사들이 급강하 당시 항공 관제사와 인근 비행기로부터의 반복적인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부터 중국 온라인에선 고의 추락설이 계속 제기됐다. 사고 이틀 후인 3월 23일 동방항공은 조종사의 극단적 선택설을 의식해 “조종사 3명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으며, 비행 경력 요건도 갖췄고, 가정도 모두 화목했으며, 재정 상태도 좋았다”고 발표했다.
중국민항국(CAAC)도 지난달 11일 고의 추락설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사고 조사를 방해한다”며 단속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사고기의 기술 결함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앞서 중국 당국은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보잉은 중국에 조사단을 파견해 중국 정부 주도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체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 측 입장이다. WSJ는 “미국 측은 중국 당국이 가진 모든 정보를 갖고 있진 않다”고 전했다.
추락 사고 원인이 항공기 안전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17일 뉴욕 증시에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 주가는 6.45% 상승 마감했다.
사고기는 보잉의 737-800 NG(넥스트 제너레이션) 기종이다. 동방항공은 사고 직후 해당 기종 운항을 중단했으나, 4월 중순 운항을 재개했다. 보잉 737-800 기종은 중국에선 약 1200대, 전 세계에선 4200여 대가 운항 중이다. 후속 기종인 보잉 737 맥스는 2018년 인도네시아, 2019년 에티오피아에서 연쇄 추락 사고로, 중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운항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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