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영목] 봄은 왔건만…
- 22-05-09
윤영목(서북미 6ㆍ25참전 국가유공자회 회장)
봄은 왔건만…
중국 당나라 시인 유희이(劉希夷)의 시에 “연연세세화상사(年年歲歲花相似)”라는 구절이 있다. 해마다 꽃이 변함없이 피어난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애틀에도 4월이 되면 벚꽃을 위시해서 목련, 진달래, 튤립, 민들레까지 만발하여 겨울철의 추위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겹게 지내온 우리들을 반겨 맞이해준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경험한 봄철은 따뜻한 봄바람에 피어난 꽃송이마다 온갓 벌레들이 날아들고 이른 새벽에는 새들의 지저귀는 노래소리에 잠이 깨곤 했다. 그런데 이곳 시애틀의 봄은 어떤가? 봄이 와서 꽃은 피는데 새소리도 들리지 않고 만발한 꽃봉오리를 찾는 벌레도 볼 수가 없다.
1962년 미시간주립대학 대학원 재학시 발간된 Rachel Carson의 <Silent Spring>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이 책이 발간되자 학계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환경 오염과 보호에 관해 새로운 인식과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 해충 구제를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각종 농약, 특히 DDT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생태계 파괴와 영구적인 환경오염을 초래한다는 경고문이 그 책의 주요 내용이었다. 무분별한 농약 사용은 새들의 생존까지 위협하여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내용이 그 책 제목 속에 담겨있다.
시애틀은 차디 찬 바닷바람에 거의 연일 내리는 비로 인해 봄 기온이 화씨 50도이하로 유지되면 벌레가 생존 번식할 수가 없다. 모기 같은 해충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벌레를 먹고 사는 작은 새들도 우리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 우리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은 주로 까마귀와 갈매기로 이 새들은 벌레가 아닌 인간이 버린 쓰레기 먹거리를 찾아 먹고 있다. 찬 비바람은 5월에도 겨울 코트를 입고 다니게 만들고 필자와 같은 노년층 활동에 적지 않은 불편과 제한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 평균 온도가 46.5도로 지난 45년 동안에 세번째로 추운 4월 달로 기록됐다고 한다. 올해 겨울에는 비도 지긋지긋하게 와서 도처에 홍수 피해도 발생해 해당지역 주민들을 괴롭혔다.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햇빛을 보기 힘들다. 모처럼 햇빛이 나면 모두가 오래 끼지 못했던 색안경을 끼고 나타난다. 시애틀 시민들의 색안경 착용률이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올림픽 국립공원 일대는 1년 강우량이 100~140인치(250mm+)로 전국에서 최대 강우량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비가 잦은 곳에는 일조량이 부족해 일부 주민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필자가 30년간 직장 생활을 했던 콜로라도는 시애틀과 정반대로 1년 300일간 햇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필자는 이곳에서 시애틀의 흐린 날씨를 피해 햇빛을 찾아 이주해온 거족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여름 한 철은 기대이상의 햇빛이 쪼여진다. 가끔 여름철 햇빛과 겨울철 우기(雨期)를 반반씩 나눠 가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도 해본다. 이 세상에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기후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면서 날씨가 흐리고 비가 많이 와도 혹한, 혹서, 토네이도가 빈번한 타지역에 비하면 월등히 살기 좋은 시애틀임을 인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해본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목회세미나 및 말씀사경회 열린다
- 오리건주서 6ㆍ25 제74주년 기념식 열려(+화보)
- 시애틀영사관 한국국적 일반행정직원 채용한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9일 토요정기산행
- 이장우 대전시장 명예 시애틀한인회원 됐다(화보)
- US메트로 김동일 행장 임기 3년 연장키로
- US메트로은행 '미 전국 중소은행중 실적 탑 20'에 들어
- 이장우 대전시장, 스타벅스 관계자 만나 '로스터리 대전건립 추진'
- 재미 한인 탁구인들의 축제 성황리에 열렸다
- KWA대한부인회 타코마아파트 다음달 신청받는다
- 시애틀-대전 자매도시 35주년 기념행사 화려했다(영상,화보)
- "한국일보 청암장학생 신청하세요"
- 시애틀 한인중고생 위한 SAT캠프 열린다
- 시애틀타임스 “양희영, 은퇴하면 안될 실력자다”
- [영상] 샛별예술단 베냐로야홀서 공연 펼쳐
- 지소연 선수, 시애틀한인회 명예회원됐다(+영상,화보)
- 페더럴웨이 한국정원 ‘한우리 정원’ 10월 개장한다(영상)
- 미주한인의 날 워싱턴주 신임 이사장에 김성훈, 대회장 김필재(영상)
- [시애틀 수필-김윤선] 찬란한 빛의 밤
- [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인생은 결단입니다!
- [서북미 좋은 시-김순영] 쉼미 좋은 시-김순영] 쉼
시애틀 뉴스
- 맥주 원료 홉(Hop)재배 워싱턴주 업자들 "힘들다 힘들어"
- 아마존 20달러 이하 중국 직구몰 오픈한다
- 페더럴웨이 I-5 달리던 차량서 살인 사건발생
- 시애틀서 집사려면 이렇게 힘들다니....현재 중간소득 7배 벌어야
- 보잉 '737맥스 사고'관련, 당국과 협의 막바지에 들어섰다
- 보잉 유인우주캡슐 ‘스타라이너’ 수리중이다
- 결국 워싱턴주 아번경찰관 살인죄 평결 받았다
- 워싱턴주 유명 요리사의 '파격행보' 화제다
- SK 최태원회장, 시애틀 와서 MS CEO만났다
- 미 대법원, 아이다호 응급 낙태 허용…바이든 정부 '작은 승리'
- 아마존도 사상 최고가 시총 2조달러 돌파했다
- 아마존 7월16∼17일 이틀간 대규모 할인 프라임데이
- 시애틀서 문닫을 초등학교 명단공개 다시 연기됐다
뉴스포커스
- '尹 탄핵 청원' 열흘만에 70만명 돌파…오늘만 3만명
- '김만배와 돈거래' 前 언론사 간부 사망…檢 "깊은 애도"
- "아리셀 대피로에 배터리 쌓여 탈출 못했다"…경찰, 안전 위반 집중조사
- 고물가에 1분기 가구 지출 2.6조 증가…먹고 자는데 1.3조 더 썼다
- 추경호 "화성 화재, 부끄러운 후진국형 사고…안전불감증 대책 필요"
- 최태원 SK회장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2026년까지 80조 확보"
- '사직률 0.4%' 9월 전공의 충원도 물거품…이대론 '공멸'
- '尹 탄핵 청원' 열흘만에 70만명 돌파 눈앞…접속대기 수천명
- "마약 중독은 만성 질환…감옥 보내는 대신 치료·예방 중요"
- 아마존·쇼피도 군침…"국내 역직구 키우려면 플랫폼 지원에 초점을"
- 기정사실화된 2년 연속 '세수펑크'…예상 결손액 최소 10조원 넘어
- 이제 검찰청·수사권 없애겠다는 거대 야권…보복인가 檢개혁인가
- 7월, 40개 의대 개강·의대 입시 본격 돌입…의대생 '요지부동'
- '아리셀' 동료들 눈물의 조문 "믿기지 않아요…안전교육도 없어"
- 원희룡 "단일화 언급 않겠다" 나경원 "일고의 가치 없다"…선그은 연대설
- 올특위, 내달 26일 전 직역 참여 토론회 개최…휴진 여부는 자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