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영화의 별·등대"…故 강수연 별세, 슬픔에 빠진 연예계
- 22-05-07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떠나는 길 지켜
유작 '정이' 연상호 감독 "선배님과 함께 한 1년, 잊지 못해"
배우 강수연(56)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지 사흘만 인 7일 세상을 떠났다. 전설적인 여배우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영화계 및 연예계 인사들은 큰 슬픔을 표하며 애도 중이다.
강수연은 7일 오후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강수연의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측은 "아름다운 배우 강수연이 우리 곁을 떠나 삼가 알려드린다"고 부고를 알렸다. 장례위원회에 따르면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조문은 오는 8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강수연 측이라고 밝힌 에이플래닛 엔터테인먼트(Aplanet Entertainment)는 지난 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강수연 배우는 현재 뇌출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수술 여부는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입장을 밝혔다.
평소 강수연과 영화계에서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이날 뉴스1에 "(강수연이)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악화돼서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고 밝히며, 이날 오전부터 강수연의 가족들과 함께 고인의 곁을 지켰으며 떠나는 마지막까지 함께 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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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 News1 권현진 기자 |
더불어 김 전 이사장은 "고인의 마지막을 영화인장으로 모시기로 했다, 영화인들과 원로 배우들을 고문으로 모신다"고 알렸다. 고 강수연의 장례위원회는 고인과 오랜 친분을 맺어온 이들로 조직됐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인연을 맺고 최근까지 인연을 이어온 김동호 위원장을 비롯해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 등 영화인들이 장례위원회로 구성됐다.
강수연의 부고에 많은 이들이 슬픔을 드러냈다. 고인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정이'의 연출자인 연상호 감독은 자신의 이날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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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
'정이'의 공개 플랫폼인 넷플릭스도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 강수연의 죽음을 애도했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 님께서 금일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故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 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고인과 크고 작게 인연을 맺은 동료 및 후배 배우들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영화 '경마장 가는 길'(1991)에서 강수연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문성근은 이날 SNS에 "강수연 배우, 대단한 배우, 씩씩하게 일어나기를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 아픕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후배 배우인 봉태규 역시 자신의 SNS에 "선배님, 편히 잠드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함께 강수연의 사진을 올리며 추모했다.
배우 김규리는 2015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만난 고인과의 시간을 추억했다. 그는 "'화장' 행사장에는 이춘연 사장님과 강수연 선배님께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면서 힘을 보태주셨었다, 너무 감사했었다"면서 "저도 나중엔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 이춘연 사장님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고 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선배님을 보내드릴 줄은"이라며 비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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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양익준 김형석 © 뉴스1 |
그러면서 김규리는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한 "선배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배우 겸 감독 양익준도 이름을 적지 않았지만, 강수연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누나 같았고 따뜻했고 사랑스러웠던 분이 돌아가셨다, 누나라고 한 번 불러봤어야 했는데"라는 글을 적었으며, 이어 댓글로 "너무 슬프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션들도 애도에 동참했다. 윤종신은 "편히 잠드세요, 오랜 시간 감사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김형석은 "아…가슴이 아프네요, 다시 씩씩하게 일어나길 빌었는데…배우 강수연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 편히 쉬길"이라고 SNS에 추모 글을 올렸다.
전설적인 여배우였던 만큼, 영화 관련 기관들도 앞다투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한국어와 영어로 "부산국제영화제와 긴 인연을 이어왔던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면서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님은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쓰셨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집행위원장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고인의 노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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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포스터/ 한국영상자료원 공식 SNS 캡처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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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공식 SNS 캡처 © 뉴스1 |
강수연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빛나는 별이었던 고(故) 강수연 배우의 영면을 추모합니다, 그가 한국 영화계에 남긴 유산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더불어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영화 '경마장 가는 길' 속의 주인공 J로 분한 강수연의 사진을 함께 게시하며 고인을 기렸다.
한국영상자료원도 "강수연 배우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제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많은 분들이 쾌유를 바랐지만 오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라며 강수연의 대표작인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포스터를 함께 올렸다.
1966년생으로 아역 배우 출신인 고(故) 강수연은 영화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의 영화로 큰 인기를 얻어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부상했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6)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강수연의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은 국제영화제에서 받은 우리나라 배우 최초의 상이었다.
90년대 스크린에서 주로 활동했던 강수연은 2001년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를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150부작이었던 '여인천하'는 최고시청률 35.4%를 기록했으며, 강수연은 전인화와 함께 그해 SBS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영화계 발전에 일조했던 강수연은 최근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주인공으로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정이'는 '영화판'(2012)과 '주리'(2013) 이후 약 10년 만에 나오는 강수연의 신작으로 최근 크랭크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강수연의 발인은 오는 11일 엄수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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