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더 높다"…美FDA, 멘솔 등 가향 담배 판매금지 방안 발표
- 22-04-29
전면 금지 이르면 2024년 전망
담배 업계 반대…“암시장 확대로 실효성 없을 것"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멘솔 담배를 포함한 모든 가향 담배 판매 금지를 공식 제안한 지 1년만인 28일(현지시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워싱턴포스트(WP)등은 FDA와 미국 보건복지부가 이날 가향 담배 단계적 판매 제한 계획을 발표하며 계도 기간등을 거쳐 2024년 이후 모든 가향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전자담배는 판매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FDA는 또한 내달 4일 이번 계획에 대한 상세 규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계획 추진에 있어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는 6월에 두번 열린다.
FDA가 멘솔 등 모든 가향 담배에 대한 판매 금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멘솔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중독성이 높아 건강에 더 큰 위협을 가한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FDA는 또 멘솔 향이 담배의 위해성을 가려 더 많은 젊은층을 흡연으로 이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에서 멘솔 담배는 주로 10대 청소년과 흑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FDA는 2019년 기준 12세 이상 1850만명 이상이 멘솔 담배를 피웠는데 이는 연 800억달러(102조원) 규모의 미국 전체 담배 시장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내 흑인 흡연자에게는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흑백인 흡연자 중 멘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비중은 29%에 불과한 반면 인 흡연자의 85%가 멘솔 담배를 피운다.
미국 최대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은 "담배업계가 멘솔 향료로 마케팅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다"며 "형평성, 공중보건 측면에서 이번 발표를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연합(EU)와 캐나다에선 이같은 이유로 각각 2020년과 2017년부터 멘솔 담배 판매가 금지돼 왔고 만약 FDA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다만 FDA의 계획은 여전히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현실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여전히 미국 내 이번 사안에 대해 많은 반대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FDA는 앞서 2013년부터 멘솔 담배에 대한 규제를 추진했지만 멘솔 담배에 글로벌 거대 담배 회사들과 담배 주 생산지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정치인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말보로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 모회사 아트리아 그룹은 "멘솔 담배 등 특정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시키는 것은 암거래로 인한 범죄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미국 자유지상주의 싱크탱크인 리즌 재단 소비자 자유 담당 이사인 가이 벤틀리는 미국에서 1920년 시행된 금주법이 술 판매를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멘솔 담배 판매 금지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경제 단체들은 멘솔 담배 판매를 금지하면 그 해에만 66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세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백악관에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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