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화이자 코로나 먹는약, 중저소득국 등 글로벌 공급 늘려야"
- 22-04-23
팍스로비드, 중저소득국가서 접근 어려워
복제약 WHO 승인 서둘러야…가격 투명성 개선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의 경구용(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지만 중저소득국가에서는 치료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다.
화이자 측은 세계 시장에서의 계속된 요구에 대응해 광범위한 치료제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바이오센추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WHO가 고위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화이자의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공급을 확대할 보다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WHO는 팍스로비드의 가용성을 확대하고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수십억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에 접근할 수 없었던 불행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는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백신에서 발생했던 사례처럼 중저소득국가에서 이 치료제에 접근할 때 대기줄의 맨 끝으로 밀려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팍스로비드는 백신 접종받지 않은 환자, 고령자, 면역억제자 등 감염 시 중증으로 입원 위험이 큰 초기 코로나19 환자들에게 강력하게 권고하는 약물"이라고 밝혔다.
WHO는 또 팍스로비드가 임상시험에서 초기 코로나19 환자들의 입원 위험을 85%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입원 위험이 10%가 넘는 고위험 코로나19 환자 1000명에 투약한다면 원래보다 입원 환자를 84명 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무작위 배정된 초기 코로나19 환자 224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에서 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을 89% 감소시켰다.
WHO는 화이자가 중저소득국에 팍스로비드를 충분히 공급하는데 몇 가지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많은 중저소득국들의 코로나19 검진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팍스로비드는 초기 코로나19 단계에 투약해야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진단이 늦어지면 투약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올라간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 증상발현 후 5일 내에 복용하도록 승인됐다.
또 화이자가 팍스로비드의 글로벌 공급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 복제약이 국제기구를 통해 저소득국가에 공급되기 위해건 WHO로부터 정식으로 승인받아야 하는데 이 복제약에 대한 사전승인 신청이 아직 계류중이라는 것이다. WHO는 "(복제약이) 국제 표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화이자가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치료제 공급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화이자와 국가 간 양자 거래에서 가격 투명성이 부족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복제약 제조업체가 화이자와 경쟁하는 것을 제한해 값싼 치료제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WHO는 화이자가 가격 정책과 치료제 공급을 더 투명하게 만들고 더 많은 복제약 제조업체가 팍스로비드를 생산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더 넓혀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화이자 측은 WHO의 의견에 반박하며 전 세계 복제약 제조사들에 팍스로비드 생산·유통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유엔기구에 수백만회분을 제공하는 한편, 중저소득국가에는 이익을 거의 남기지 않고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저소득국가에 팍스로비드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민간 파트너, 국제기구와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화이자는 팍스로비드가 승인되기 전인 지난 2021년 11월에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MPP)에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MPP는 심사를 통해 지난 3월 기준 12개국 35개 제약사에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생산해 중저소득국가 95개국에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선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이 선정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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