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워싱턴으로…60년 터전 델라웨어 떠나며 눈물
- 21-01-20
트럼프 '전용기' 승인 안해줘 전세기로 이동
고별사 중 사망한 가족사 얘기하면서 '왈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했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과 부인 질 여사는 이날 오후 항공편으로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뉴캐슬 카운티 공항을 떠나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렸다. 바이든 당선인 부부는 이후 관계 당국의 경호 속에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취임식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전용기 사용을 승인하지 않는 바람에 이날 전세기를 타야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날 바이든 당선인이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 백악관을 통해 공개한 약 20분 분량의 '고별 연설' 동영상에서도 후임자인 바이든 당선인을 거명조차 하지 않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통령선거에서 바이든 당선인에게 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열리는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전용기편으로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러라고 리조트로 향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를 떠나기에 앞서 고별사를 통해 이곳에서 보낸 지난 60여년을 회상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0세 때 실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부모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튼을 떠나 델라웨어주로 이사했고, 이곳에서 뉴캐슬 카운티 의원과 미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1972년 바이든 당선인이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그의 부인과 딸이 교통사고로 숨졌고, 2015년엔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으로 일하던 장남 보마저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같은 가족사를 얘기하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주민들에게 "난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면서 "여러분은 우리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나 슬픈 일이 있을 때도 함께했고 우릴 결코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난 델라웨어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내가 죽더라도 '델라웨어'는 나와 우리 가족들의 가슴 속에 새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 부부는 이날 워싱턴 도착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와 함께 링컨 기념관에서 열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뒤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낮 12시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서의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현재 워싱턴엔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 주방위군 병력 약 2만5000명이 배치돼 있는 상태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는 과거 취임식 대비 2.5배 많은 수준이다. 워싱턴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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