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인플레 파이터' 볼커 극찬…사실상 '빅스텝' 선언
- 22-04-22
인플레 기대 낮추기 위한 볼커식 초강력 긴축 신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할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1980년대 연준을 이끌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정평이 난 폴 볼커 전 의장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긴축의지를 다졌다.
◇2회 연속 0.5% 금리인상 시사
파월 연준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더불어 국제통화기금(IMF) 주최의 패널 토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연준이 과거에 했던 것보다 "좀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 움직임이 "초반에 많이 올리는 (front-end loading)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다음달 3~4일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파월 의장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연준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데 이어 다음달에도 인상하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FOMC 2회 연속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의장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고위급 연준 위원들은 5월 0.5% 금리인상을 위한 길을 터놓는 사전 정지작업을 해놨다.
상원의 부의장 인준을 기다리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더 이상 부양이 필요없는 중립 수준 이상의 금리로 신속하게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FOMC의 영구 당연위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다음달 금리를 0.5% 올리는 것이 "매우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선물시장 참여자들 역시 앞으로 2차례 FOMC에서 모두 금리가 5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오를 것이라는 베팅을 늘렸다. 파월 의장은 "시장이 우리가 목격하는 바를 소화하며 대체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bp (금리인상 의제)가 5월 회의 테이블에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美 고용, 지속불가능한 과열"
미국 고용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고 파월 의장은 경고했다.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임금과 물가상승의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려한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며 인플레이션에 더 큰 상방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미국 실업률은 3.6%로 반세기만에 최저로 떨어졌는데 지난 2019년 7월과 유사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시 인플레이션은 연준 2% 목표를 한참 밑돈 반면 현재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의 4배에 달한다. 파월 의장의 발언도 완전 달라졌다.
2019년 7월 당시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과열 우려를 일축하며 "뜨겁다고 하려면 열기가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에 대해 "너무 뜨겁다. 지속불가능할 정도다"라며 "수급이 서로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5월 FOMC를 앞두고 이달 29일에는 1분기 노동비용지수가 나오고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도 예정됐다.
◇80년대 '인플레 파이터' 볼커 소환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 안정 없이 경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은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낮춰 미 경제의 연착륙을 시도중이지만 그 작업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파월 의장은 인정했다. 그는 "연준에서 (경제 연착륙이) 간단하거나 쉬울 것이라고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며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오전 진행된 다른 컨퍼런스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 연설을 통해 1980년대 초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춘 폴 볼커 전 의장을 극찬했다.
그는 "폴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지속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해했다"며 "이로 인해 폴커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싸워야 했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용을 죽이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불변하는 삶의 진실'이라는 대중의 믿음을 깨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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