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상회복 첫날밤' 자정 넘어도 건배…심야 택시 대란도 재개
- 22-04-19
[드디어 일상]밤 12시 넘긴 을지로 노가리 골목 '불야성'
자영업자 "숨통 트인 기분이지만…이번 주 지켜봐야" '신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손님들은 이제 새벽에 문 닫을 때까지 있을 거예요. 지금 나가봤자 차도 안 잡히니까 더 있다가 가는 거지. 월요일이니까 이 정도지, '진짜'는 금요일에 볼 수 있어요."
19일 0시1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일대 호프집 직원 A씨가 자리를 가득 메운 손님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노가리 골목'으로 알려진 이 곳에는 자정이 넘도록 술잔을 기울이는 손님으로 넘쳐났다.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약 2년 만에 부활한 심야 영업 풍경이다.
일대 상권의 간판 조명은 자정이 넘도록 꺼질 줄을 몰랐다. 손님들은 빽빽하게 마련된 야외 테이블에서 삼삼오오 노가리 안주에 맥주를 즐겼다. 자정이 가까운 늦은 시간에도 2·3차를 즐기려는 손님들이 찾아왔다.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동현(74·남)씨는 이날 자정 무렵 영업을 종료하며 "매출을 떠나 시간 제한이 풀리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원래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오늘은 월요일이라 자정에 문을 닫는 것"이라며 "손님들이 많으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새벽까지 영업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근 대로변에는 귀갓길 '택시 대란'이 펼쳐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법인택시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30분가량 택시를 기다렸다는 20대 여성 B씨는 "버티고개역까지만 가면 되는데 가까워서 더 안 잡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행과 다시 호프집 골목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부 시민들은 택시를 기다리다 새벽 시간 운행하는 올빼미 버스를 타기 위해 길 건너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운행이 종료된 지하철을 타려다 출입문이 잠긴 역사까지 헛걸음한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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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 을지로3가역 주변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
종로와 홍대, 강남 등 '핫플'에는 전날 오후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해장국집이나 패스트푸드점도 약 2년 만에 정상 영업을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해제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지난 2년 사이 달라진 술 문화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주말이 돼야 본격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노가리 골목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C씨(62)는 "우선 시간 제한이 풀리니까 너무 좋기는 한데, 2년 동안 일찍 들어가던 술 문화가 (거리두기) 풀렸다고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밤 12시 제한이던 최근에도 이 정도 손님은 있었다"며 "이제 밤까지 (손님들이) 남아있어야 코로나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로구 내수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권오찬씨(45·남)도 "요즘에는 2차에서도 부어라 마셔라 하지 않고, 이야기만 하고 자리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이 팔리면 당연히 좋겠지만 이번 주까지는 분위기를 지켜보려고 식재료를 추가 주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논현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D씨(28)는 "거리두기 해제 전부터 손님들이 꽤 많이 왔었기 때문에 당장 손님이 크게 늘어난 것 같지는 않다"며 "주말이 돼야 (거리두기 해제의) 효과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24시간 영업을 더 진행하면서 달라진 술 문화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야 할 것 같다"며 "아르바이트생도 공고를 냈는데, 이러다 또 정부에서 뒤집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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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홍대거리의 한 음식점 입구에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간판에 불이 켜져있다. 2022.4.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한편 정부는 전날부터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적모임 인원 제한, 다중이용시설 등 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오는 25일부터는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음식물 섭취 금지조치가 해제되면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거나 실내 경기장에서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번 조치 이후 방역 상황을 살펴본 뒤 2주 뒤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와 관련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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