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2017년과 달리 재선 도전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 22-04-11
"길 건너봐, 일자리 있어"…망언에 노동계는 '찬바람'
오만함과 중앙집중형 리더십…"부자들의 대통령" 비아냥
10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반전 없는 1위로 결선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극우 성향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가 바싹 뒤를 쫓고 있어 그가 무난히 재선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임기 초 고질적인 불황과 실업률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5년차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부자 감세 그리고 기업 유치와 노동 유연화 제고를 위한 노동법 개혁에서 초기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긴했지만 그에게는 "부자 대통령"이란 오명이 붙었다.
2018년 11월 정부의 유류세 인상 반대로 일어난 노란조끼 시위는 점차 반정부 폭력 시위로 확산되면서 그는 집권 1년여만에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아울러 집권 중반인 2020년초부터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수습하느라 친기업 정책 다음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연금 개혁이 또한번 연기됐다.
AFP통신은 그의 중앙집중형 리더십과 거친 성격이 대중들에게 오만방자한 대통령으로 각인돼 이번 대선에서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임기초 그는 실직자에게 "길 건너봐, 그럼 일자리 구할 수 있다"고 실언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했다. 또 자신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을 가르켜 "게으름뱅이들"(slackers)이라고 말해 대중의 분노를 샀다.
프랑스의 정치 저널리스트 니콜라 도메네크는 이 같은 발언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부자 감세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한 것과 맞물려 2018년 노란 조끼 시위가 격화되는 데 한 몫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는 '부자들의 대통령'일뿐 아니라 오만방자한 대통령이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반대 진영에서 같은 반감을 받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도시의 전문직 종사자들로부터는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의 친기업 정책과 사회보장제도를 현대화하려는 방침에 적극 동의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예정된 1차 투표 결과를 앞두고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Fiducial)이 프랑스 방송사 TF1과 LCI 의뢰로 진행한 분석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28.6% 1위를, 르펜 후보는 23.6%로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오는 24일 2차 결선투표 예측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 예상 득표율은 각각 51%와 49%로 초 박빙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2017년 결선에서 르펜 후보(33.90%)를 50%포인트(P)로 꺾고 압도적으로 승리했던 그에게 이번 리매치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최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으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대외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물가 상승과 전쟁 위협에 따른 민심의 향방이 2주 후 어느 후보에 기울지는 미지수다.
한편 그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나오는 재선 대통령이 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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