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마스크 벗었다가 英항공기 590편 결항…직원들 감염 '인력 공백'
- 22-04-07
항공사, 3월 마스크 의무 폐지 후 직원 확진 급증
이지젯·영국항공 인력 부족해 지난주 590여편 결항
마스크 착용 의무 제한을 폐지했던 일부 해외 항공사에서 최근 항공편 수백 건이 결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감소를 이유로 마스크를 벗었으나 코로나19 확진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업무에 공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미국 CBS는 이같이 밝히며 항공사들이 정부에 기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규정을 철회한 뒤 이러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유럽계 항공사인 이지젯 항공이 지난 3월 27일부터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했다. 3월 초 영국 정부가 마스크 착용 등 여행 관련 방역 규제를 해제한 뒤 이루어진 조치다.
당시 이지젯은 비행편이 2019년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이달 부활절 휴가철 기간 중 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 유행으로 2월 말 하루 3만명대까지 감소했던 영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지난 3월 21일에는 22만5992명까지 다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항공사 직원들이 늘면서 비행편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CBS가 항공 데이터분석 업체 시리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지젯 측은 지난 3월 28일에서 4월 3일까지 7일 동안 영국에서 출발 예정인 항공편 3517편 중 202편을 취소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4일에는 예정됐던 항공편 중 62편이 결항했다.
이지젯 측 대변인은 "최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급증하면서 직원들의 감염 사례가 평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현재 이지젯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부재중인 직원들의 수준이 평상시의 두 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영국항공도 코로나19로 직원들이 현장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4일 하루 동안 62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영국 항공은 지난 3월 16일부터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시리움에 따르면 영국항공은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영국에서 출발 예정인 항공편 2405편 중 393편을 취소했다.
이에 에릭 페이글-딩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승객과 승무원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면 항공편 취소는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결과"라며 "영국 정부가 마스크 의무를 폐지하고 2주도 안 돼 코로나19감염 조종사와 승무원이 급증하고 항공편 120편이 결항했다"고 말했다.
딩 교수는 또 현재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 항공사들 또한 역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사가 마스크 규칙을 무시하면 오히려 더 많은 승객이 비행을 주저할 것이라는 이유다.
미국 여행업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마스크 착용 제한 폐지 등 지속해서 방역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여행협회는 지난 3월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오는 4월 18일까지 비행기와 기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철회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국내에서도 곧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국토부는 '코로나19 해외유입 상황평가회의'에서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방안을 방역 당국과 합의했다.
정부도 거리두기 제한을 점차 완화하는 추세다. 다만 마스크 착용 해제는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6일 "현재의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있으면 사회경제적 피해와 특히 생업시설 피해가 큰 거리두기 조치부터 해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마스크 해제 여부는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는 아니다. 이 부분은 방역상황 등을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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