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한 달' 미국중심 세계질서 더 강화됐다
- 22-03-24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토 수복은 물론 중국과 힘을 합해 반미전선을 구축함으로써 미국 일극(一極) 지배의 세계질서를 무너트리기 위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했다.
개전 이틀 후 러시아 국영통신사 ‘RIA 노보스티’는 ‘승리가 임박했다’는 기사를 내보내며 서구 지배의 종식, 미국과 유럽의 단절, 러시아가 정당한 위치로 복귀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김칫국부터 마셨다.
전쟁 전 중국도 중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편을 들어 주었다. 중러는 지난 2월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을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중러의 예상과 달리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트럼프 전대통령은 국방비를 더 내라며 유럽을 협박하는 등 미국과 유럽은 멀어졌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존 볼턴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더라면 미국은 나토를 탈퇴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는 개전 초기 “푸틴은 천재”라고 말하는 등 오히려 러시아를 응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때 멀어졌던 미국과 유럽은 다시 하나가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세계는 대동단결해 대러 제재를 쏟아냈고, 러시아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가 하루에 20% 이상 폭락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는 등 러시아 경제는 붕괴 일보직전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트럼프 시절 붕괴 직전까지 갔던 미-유럽 관계가 우크라 전쟁을 계기로 복원된 점이다.
이는 러시아에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 침공으로 미국과 EU가 더욱 분열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서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더십 아래 오히려 단결했다.
중국도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당초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약화될 것이라고 보고 러시아를 적극 응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할 경우, 대중 제재도 불사하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중국은 겁을 먹었음인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도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한 구체적 징후는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은 예상보다 무력한 러시아를 보고 이 시점에서 미국과 맞서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문뜩 드는 생각. 만약 러시아가 트럼프 시절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더라면…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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