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부양안 논의 시작부터 난관…"628쪽 법안 낭독 먼저"
- 21-03-05
미국 상원에서 개시된 1조9000억달러(약 2143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4일(현지시간) 상원은 지난달 27일 하원을 통과하고 송부된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 부양안에 대한 토론을 개시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 대 50으로 양분된 상원에선 이날 부양안 토론의 개시 여부를 표결에 부쳤고 찬성 50표, 반대 50표로 표심이 정확히 갈렸다.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결국 찬성 51표, 반대 50표로 가결됐다.
공화당이 법안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애초부터 난항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의원이 부양책 내용이 담긴 법안 전체를 낭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실제 토론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628페이지에 달하는 법안을 모두 읽으려면 약 10시간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자정 이후에나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이날 상원 대회의실에선 서기들이 돌아가며 단조로운 목소리로 법안 내용을 읽어 내려갔고 몇몇 의원들은 잠이 들기도 했다.
법안 낭독이 끝나면 양당 의원들은 수정안을 무제한으로 제안하고 토론 없이 마지막 수정안까지 계속해서 표결하는 마라톤 세션, 이른바 '보트어라마'(vote-a-rama)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은 1인당 현금 1400달러를 지급하는 내용과 백신 접종 및 진단 검사 확대, 실업수당 추가 지급 및 연장, 향후 100일 내 등교 재개를 위한 4000억달러, 주정부에 대한 3500억달러 지원 등의 내용이 골자다. 연방 최저임금을 현행 7.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는 법안도 민주당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하원에선 부양안이 최저임금 인상안을 포함한 채로 통과됐지만 상원에선 이 부분이 수정되거나 삭제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안에 대한 최종 표결은 5일이나 6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빠질 경우 하원에서 다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든 상원은 이번주 안으로 법안을 끝낼 수 있도록 회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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