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유출' IT종사자 등 고급인력도 탈러시아 서둘러
- 22-03-11
러시아 IT업체 최고경영자인 일리야 크라셍코는 특별한 계획도, 다시 돌아올 기약도 없이 지난 주 서둘러 세 개의 가방을 꾸려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내가 살기 위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나라를 탈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살던 나라는 망했다. 미래가 없다. 나는 다른 나라에서 기회를 엿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뿐 아니라 다른 IT 종사자들도 탈 러시아를 서두르고 있다. 이른 바 '두뇌 유출'(Brain Drain)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서방의 제재로 생활고가 가중되고, 러 당국이 반전시위를 탄압하는 등 민의를 억압하자 탈 러시아를 서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반전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투력이 있는 사람들을 징집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탈러시아 행렬은 가속화하고 있다. 명분 없는 전쟁에 징집을 피하려는 남성이 주류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러시아편 항공기를 취소하자 이들은 버스나 기차를 타고 육로로 러시아를 탈출하고 있다.
라트비아에 기반을 둔 러시아 IT 투자자인 콘스탄틴 시누신은 “수요가 너무 높은데 비해 예약이 너무 많아 지금 러시아를 떠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조지아 경제부 장관은 전일 지난 며칠간 2만5000명의 러시아인이 조지아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 의회도 이번 주 매일 6000명의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아르메니아에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탈출을 서두르고 있는 사람들이 일반인이 아니라 고급 IT 인력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러시아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누신은 "러시아의 고급 두뇌들이 러시아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면서 고국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는 IT분야의 인적 자본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탈출한 수천 명의 젊은 러시아인들이 돌아오지 않기를 선택한다면 경제적 타격은 매우 오래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정책연구센터의 펠로우 다니엘 그로스도 "두뇌유출은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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