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시청 맞은편 홈리스 텐트 기습 철거작전...찬반 논란일어
- 22-03-11
인근 상인들 환호하는 반면 인권운동가들은 맹비난
올해 취임한 브루스 하렐 시애틀 시장이 9일 새벽 시청 맞은편 다운타운 도로에 줄지어 늘어선 홈리스 텐트들을 기습 철거한 뒤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시애틀 시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강제철거 통보서를 현장에 부착한 뒤 오전 8시에 경찰관과 청소트럭 인부들을 동원해 2블록 절반 정도의 인도 위에 늘어서 설치돼 있던 텐트를 치우고 쓰레기를 치웠다.
이에 대해 시애틀 다운타운협회(DSA)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보도를 확보하는 것이 다운타운 경기회복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애틀 시와 킹 카운티 당국이 지난 몇 주간 다운타운의 고질적 홈리스 텐트들을 철거해온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에 반해 홈리스 인권단체인 ‘철거 방지(Stop the Sweeps)’는 시당국이 48시간 전에 통보하는 관례를 깨고 불과 2시간 만에 기습적으로 철거를 단행했다며 하렐 시장이 근본적 홈리스 대책보다는 시장실 유리창에서 내려다보이는 도로의 미관만을 중요시한다고 비꼬았다.
시당국은 원래 이곳 텐트촌 철거를 지난 2월20일로 계획하고 48시간 전에 통보했었다. 하지만 ‘철거 방지’ 회원들이 몰려와 시위를 벌이며 홈리스들을 보호하는 바람에 D-데이를 연기했었다. 시위자들은 처음 며칠은 텐트를 치고 홈리스들과 주야로 어울리다가 그 뒤에는 낮 시간동안만 현장에 머물렀다. 이번 철거작전은 이들이 텐트촌에 모이기 전에 이뤄졌다.
이날 철거작전은 시당국이 오는 16일부터 시청 공무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려는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한 관계자는 일반 기업체들도 비슷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 이날 천막을 철거당한 16명의 홈리스들 중 7명이 보호소에 수용됐다고 덧붙였다.
하렐은 홈리스들의 고통에 자신도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밝히고 강압적 철거작전을 피하고 싶지만 거리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지키며 시애틀을 활성화하는 일은 장기 전쟁이라며 눈에 보이는 거리의 모습이 역겨운 사람들은 자신과 보조를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하렐은 작년 선거에서 주요 공약으로 홈리스 보호시설 확충을 내걸고 눈에 거슬리는 천막촌들을 과감하게 철거시키겠다고 다짐했었다. 이 공약이 주효했는지 하렐은 라이벌 후보였던 M. 로레나 곤잘레스 시의장에 지난 1997년 시장선거 이후 가장 큰 표차로 압승을 거뒀다. 곤잘레스는 ‘철거 방지’ 측 캠페인을 지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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