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떠난 윤석열, 대권 향해 뚜벅뚜벅…언제 어디서 움직일까

尹 "민주주의·국민 보호에 온힘" 밝히며 '사의'…정치권 "대권 도전 나설 수밖에"

 진보·보수 정권 모두 칼 댄, 할말은 하는 윤석열…野 정계개편 변수로 부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 만료 4개월여를 앞둔 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이미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돼 온 그의 대권 도전 여부에 쏠리고 있다.

보수야권에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그의 사퇴는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대권 후보로서 정치적 위상을 한층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오후 대검찰청으로 출근한 윤 총장은 청사 앞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며 사의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며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이제까지다"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사퇴를 곧 대권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주의는 곧 법치주의라는 윤 총장의 신념을 볼 때 민주당의 법치주의 농단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권력을 잡는 것, 즉 대권을 잡는 것뿐이다"라고 했다. 

윤 총장의 발언에서도 이같은 대목은 고스란히 드라난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던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온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간접적이지만 '정치를 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셈이다.

윤 총장의 대권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것은 그가 과연 어디에 둥지를 틀 것인가다.

윤 총장이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반, 즉 거대 양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약 30년간 검사로만 생활한 그의 정치적 기반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시작으로 정권과 척을 진 끝에 사표를 던진 윤 총장으로선 야권으로 향하는 게 순리이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단죄한 그가 국민의힘으로 들어가기도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그의 거취가 야권으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 야권발 정계개편과 맞물린다면 여러 형태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란 예상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야권 단일화, 합당 논의도 '윤석열'이라는 존재를 상정한 채 맞물려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내년 대선 과정의 압축판으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은 제3지대 후보로 확정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최종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은 최종 단일 후보로 안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합당해 기호 2번을 달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게 된 마당에 기호 2번이든 4번이든 투표지 두번째칸에 놓이게 되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즉, 핵심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느냐에 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가 야권후보 단일화가 돼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정계개편의 핵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시장이 되더라도 국민의힘과 연대하지 않고 제3세력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태섭 전 의원 등이 구상하는 야권발 정계개편과 맞물린다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국민의힘과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 고려할 때 윤 총장이 안 대표 중심의 제3세력과 손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할 말은 하는' 윤 총장의 운신의 폭을 얼마나 보장해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다선 의원은 "윤 총장은 30여년간 법조인이었고, 수사를 잘하기로 정평난 인물"이라며 "소위 말해 잘나가는 서초동 변호사들이 모두 그의 지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다시 말해, 정치자금에 있어서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라며 "이는 곧 그가 독자적으로 행동해도 할 말은 할 수 있는 여건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다른 중진은 "우리와 손을 안 잡는다고 해도 민주당과는 절대 함께할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며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활동해도 내년 대선의 핵심은 정권교체이기에 연대 등을 통해서라도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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