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거미줄의 기본 선(線)
- 21-03-01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거미줄의 기본 선(線)
우리는 지금 이 미국땅에서 너무나 풍요로운 의식주, 편리한 시설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 문명의 근인(近因)을 경제, 과학, 기술의 발달이라고 보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이러한 발전이 이루어진 원인(遠因)을 따라가 보면 이 모든 문명과 문화의 배후에는 종교, 특히 청교도들로부터 뿌리내린 기독교 정신이 그 근간이 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기독교적 경제관, 기독교적 가치관, 그리고 성서에 기초한 기독교적 윤리관을 따라 살아온 선대(先代)들의 신앙적 예지와 헌신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동부에 있는 유서깊은 교회들 중에는 건축 초기의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이 가족단위로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던 그 자리를 잘 보전해 놓았다고 합니다. 조지 워싱턴의 가족 자리, 벤자민 프랭크린의 가족 자리 등…. 물론 그 자리나 의자들을 신성시 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다만 신앙으로 건국하려는 지도자들의 건국 이념과 애국심, 그리고 기독교적 가정관을 본받고 기리려는 순수한 의도 때문인 것입니다.
이처럼 기독교 전통에 뿌리를 두고 건국한 지 수백년 동안 흔들림이 없던 이 나라가 지금은 해가 갈수록 그 문명과 문화의 근간이 되는 기독교 정신이 점점 퇴색되고 있습니다. 공립학교에서 기도가 폐지된 지는 벌써 오래되었고, 십계명 판이 철거당했습니다. 언덕 위에 세운 십자가가 미관을 해친다면서 제거되었고, 심지어 크리스마스 트리까지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십, 수백개의 교회가 문을 닫고 그 자리는 가게, 술집 등으로 리모델링 되고 있습니다. 3척 동자도 판단할 수 있는 범죄행위를 버젓이 저지르면서 자유롭게 죄지을 권리를 달라고 주장하는 여론에 교회가 동조하기도 합니다.
대학에서도 진화론만이 주목을 받고 창조론은 가설(假說)로도 취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물질 문명과 직결되는 근인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동안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 기독교 정신인 원인과의 연줄들이 하나하나 끊어지고 있습니다.
킬케고올은 현대 문명의 맹점을 거무줄에 비유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거미는 거미망을 형성하기 전에 먼저 아래 위로 기본선을 매어놓습니다. 그리고 그 기본선 위에 둥그런 망을 엮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잠자리나 나비들은 언제나 그 둥근 망에만 걸립니다. 그것을 본 거미가 필요한 부분은 둥근 망 뿐이라 생각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본선을 끊어버린다면 거미망은 전체가 붕괴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오늘 날 눈에 보이는 찬란한 문명의 꽃이 아무리 현란해도 그 꽃의 근원이 되는 기독교 정신의 뿌리를 잘라버린다면 그 꽃은 시들어버릴 것입니다.
미국의 기독교 정신이 성경적 교훈에서 점차 탈선하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법과 정치, 그 밖의 모든 제도와 질서에서 타국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면에서 우월하다고 해서 탈선해가고 있는 미국의 기독교를 무비판적으로 따르고 수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 정체성을 가지고 취사선택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세계 기독교사의 빛이요 우리 민족의 자부심인 주기철, 손양원, 조만식, 길선주, 안창호를 비롯하여 수 백명의 자랑스러운 신앙의 선조들이 있고 그 분들의 땀과 눈물과 피로 하나님 앞에 튼튼히 매어 놓은 기본선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떠한 환경과 처지에서도 그 기본선을 풀거나 끊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파멸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시애틀N 칼럼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https://www.seattlen.com/column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타코마 서미사 선원 개원해 큰스님 모셨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0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0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20일 토요산행
- 타코마한인회 광복절 축제한마당 잔치연다
- 서울대 워싱턴동창회 올해 장학생 8명 선발 발표
- “‘치매 치료’ 90%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시애틀 한인 차량 I-5 고속도로서 총격 받아
- 유니뱅크 차기 행장으로 스테파니 윤 권한대행 임명
- 쿠쿠 밥솥 “아마존 프라임데이세일, 기회 놓치지 마세요”
-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 해녀’시애틀을 찾다(+영상,화보)
-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박태호 회장 구순 잔치
- 워싱턴주 한인 정부납품 KSCAN 통해 첫 결실 맺었다
-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야유회로 하나됐다
- 시애틀빌립보장로교회 2만달러 장학생 선발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양심과 구원(3)
- [서북미 좋은 시-박수경] 그리움
-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징계했던 5명 전원 사면키로
- 한국 대학생들 시애틀한인회관 찾아 봉사활동
- KWA대한부인회,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
- 시애틀연합장로교회 올해도 장학생 모집한다
시애틀 뉴스
-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 아마존 본사앞서 시위벌여
- 시애틀아동병원, 수술 불가능했던 악성 뇌암 치료성공
- 오른손 왼손 모두 95마일 던지는 괴물투수, 시애틀 매리너 입단
- 좌석 승급된 아내 폭행한 시애틀 전 목사 체포
- 워싱턴주 백만장자가 진보정책 반대하는 발의안 3개 상정
- 시애틀 사무실건물 아파트 전환에 특혜준다
- 한인들에게도 인기 ‘에어 서플라이’내일 시애틀공연(영상)
- AI선두기업 오픈AI 시애틀로도 진출한다
- 컬럼비아강에 삭카이 연어 기록적으로 올라오지만 '걱정'
- 올해 7월 초 시애틀 수은주 예년보다 12도 높았다
- 연회비 인상 코스트코 주식 사야하나?
- 시애틀 마무리투수 무뇨즈, 올스타 추가 선발됐다
- 코스트코 7년만에 연회비 올린다
뉴스포커스
- 임성근 "증언 하되 증인 선서 거부"… 특검법 청문회 때도 '거부'
- '공소 취소 부탁' 미풍일까 태풍일까…與 전대 오늘부터 투표
- '김용 재판 위증교사' 이재명 대선캠프 관계자 2명 보석 인용
- 한국인·중국인 싸잡아 "불쾌하니 오지마"…日도쿄식당 안내문 시끌
- "36주 태아 낙태女, 처벌 곤란…'헌법 불합치' 적용할 법 없다" 변호사 주장
- 진짜 삼겹살에 상추 싸 먹어야 할 판…상추 1박스 도매가 6만원
- 순직 해병 1주기…野 '수사 외압' 집중하며 특검법 여론전
- '개식용 종식법' 지원안 기존보다 후퇴…업계 "정부가 사지로 내밀어"
- 출고가 인상 영향…'갤폴더블' 사전판매, 전년比 11만대 감소
- '美검찰 피소' CIA출신 수미 테리, 탈북 다큐영화로 에미상 후보 올라
- '큰별' 현철, 태진아·설운도 애도 속 영면…하늘도 울었다
- "임신한 것 같다" 병원 갔더니 10개월, 당일 출산…역대급 고딩엄마 '충격'
- 낚시 갔다 급류에 휩쓸려 2명 실종…'물 폭탄' 피해 속출
- 과기장관 유상임·민주평통사무처장 태영호·국무2차장 남형기
- 이재명 "종부세·금투세, 실용적 관점서 잘못된 부분 수정해야"
- 유재석 사는 87억 논현동 아파트…'호텔급' 커뮤니티 가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