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사용한 자가진단키트 '음성' 의료인이 하면 '양성'?…원인은 '표본' 차이
- 22-01-29
정확도 20% 연구도…오미크론 위중화 비율 낮아 관리 가능
진단학회, PCR 여력 있다면 최대한 확대 조언
정부가 오는 2월 3일부터 전국적으로 신속항원검사는 체계를 도입한다. 하지만 같은 신속항원검사라도 의료 전문가들이 진행했을 때와 일반인들이 했을때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체를 채취하는 부위가 다르다보니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오는 29일부터 보건소 및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3일부터는 동네 병·의원에서도 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별진료소에서는 관리자 감독 하에 자가검사키트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게되며 만약 결과가 양성이면 바로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 431개소(의원 115개, 병원 150개, 종합병원 166개)와 참여를 신청한 동네 병·의원도 이용할 수 있다.
◇개인용 자가진단검사, 코속 1~2cm서 검체 채취…전문가용 항원검사와 달라
하지만 병·의원에서 받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와 달리 선별진료소에서 공급하거나 개인적으로 약국에서 구매하는 일반용 자가 검사키트의 검사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방역당국은 표본을 채취하는 부위가 다를 수 있어 발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천권 중앙방역대책본부 감염병진단분석국장은 28일 백브리핑에서 "검체가 다르다. 전문가용으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것은 콧속 PCR 검체하고 같다. 콧속 깊이 있는 비인두에 있는 상피세포, 바이러스가 가장 많은 곳을 검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체 채취에 의료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용 검사키트의 경우 콧속 1~2센티미터(cm) 앞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하다보니 바이러스가 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자가검사키트의 검사 방법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신속항원검사와 같다. 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검사법을 사용한다. 채취한 검체를 키트에 직접 넣으면 감염 여부를 15분 내외로 확인할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는 민감도와 특이도로 성능을 판단한다. 검사를 통해 양성을 실제로 양성으로 판정을 하거나 음성을 음성으로 판정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양성인데 음성으로 판정을 하거나(위음성) 음성인데 양성으로 판정을 하는 경우(위양성)가 발생한다.
민감도는 해당 검사에서 실제 감염자(양성자)를 어느 정도 찾아내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민감도가 높으면 검사 대상자 중에서 감염자를 솎아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음성으로 판단하는 비율이다. 특이도가 낮을 경우 질병이 없는 사람들도 환자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아 검사의 효용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정확도 낮지만 치명률도 감소…지난해 도입 논의때와 상황 달라
지난 여름 서울시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한다고 밝혔을때는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자가진단키트 정확도가 낮아 위음성 진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 연구한 결과 정확도가 20% 미만으로 나왔고, 진단검사의학회 연구 결과도 50% 미만이었다.
정부 또한 고위험군이나 자가진단키트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PCR검사를 진행해 최종 확진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또 자택에서 시행한 자가진단 결과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에서 제외했다.
신속항원검사로 방역패스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한 뒤 받은 음성확인서나 병·의원에서 검사를 한 뒤 받은 의료기관명과 결과통보일이 기재된 의사 소견서만 인정된다.
그럼에도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한 이유는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 크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수 만명대로 치솟으면서 모든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PCR검사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건강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염 후에도 무증상 또는 경증에 그칠 가능성이 큰 점도 고려됐다.
◇진단검사학회 "PCR 최대한 늘려야" 조언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PCR검사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26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자가항원검사 시행계획에 우려를 표한다며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 시점에서는 자가항원검사가 아닌 PCR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의료인이 직접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증상자가 신속항원검사를 할 경우 감염 초기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아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감염 초기에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은데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1주일 이내에 항원검사를 사용해야만 민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정확도 뿐 아니라 검사 과정에서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비인두 비강(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확보하는 방법은 소아에 적용이 쉽지 않다. 의료진이 아닌 교사나 부모가 검사할 경우 아이가 다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또한 어느정도 동의하면서도 자가항원검사는 선별진료소 등에서 실시하는 만큼 어느정도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갑정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총괄팀장은 이날 "검체 채취 숙련도로 인해 검사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선별진료소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가이드를 드리고 있다"며 "PCR검사 역량을 늘리는 것을 말씀하셨는데, 동의하고 앞으로 늘리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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