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영목] 1946년 10ㆍ1 폭동사건 동시다발(운동권의 어제와 오늘-3)
- 22-01-27
윤영목(서북미 6ㆍ25참전 국가유공자회 회장)
1946년 10ㆍ1 폭동사건 동시다발
그 당시 남로당과 민애청의 주 목적은 사회질서 교란으로 국민불안을 조성하여 경찰을 포함한 각종 행정기관을 마비, 붕괴하는 것이었으며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 전복에 있었다. 학교도 한 달이 멀다 하고 동맹휴학을 일삼고 있었으며 이들 운동권 학생들이 동맹휴학을 선언하면 수업이 중단되었고 이러한 불안사태는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한 번은 동맹휴학 후 필자가 등교 차 학교로 가는 길에 갑자기 급우 한 명이 나타나 앞길을 가로막고 등교를 방해하고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한 남성(형사)이 우리 둘을 체포하려 했다. 필자의 등교를 막은 급우는 도망가고 필자는 책가방을 든 채 경찰서까지 끌려갔다. 경찰서에 들어가보니 다수 학생들이 구금돼 있었다. 당시 경찰은 운동권 여부를 불문하고 의심스러운 학생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고 있었다.
필자는 이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고 조사도 받았는데 조사관 말에 의하면 필자 이름이 민애청 명단에 들어있다고 했다. 조사관의 공갈성 발언인지 아니면 이전 학교 휴식시간에 민애청 소속 급우가 필자 이름을 임의로 써넣은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마침 이 경찰서에 평소 안면이 있는 경관이 있어 이분에게 필자의 현 상황을 부모님께 전해줄 것을 부탁해 부모님을 일단 안심시켜 드릴 수 있었다.
이런 불안한 상황이 계속돼오다 1946년 10월1일 대구와 근처 일대에서 소위 10ㆍ1 폭동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됐다. 남로당(조선공산당)의 치밀한 계획하에 발생한 일대 반정부 폭동 사건이었다.
그날 필자 학교에서는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중이었는데 오후 1시경 운동권 상급생이 각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운동장에 집합”을 외치는 것이었다. 하급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운동장으로 달려가는데 선생님 몇 분이 도중에서 고성으로 집합을 만류했지만 이미 대부분 학생들이 운동장에 나와 있은 상태였다.
학생들이 집합되자 4열 종대로 상급생이 선두에서 학교문을 박차고 뛰어나가는데 하급생들은 행선지도 모른 채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대구경찰서였으며 정문 앞 광장에는 대구시내 의과대학을 위시해 각 학교 학생들이 운집하고 있었다. 경찰서는 이미 남로당원들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고 건물 앞 하수구에 경찰관 시체가 버려져 있어 이 집회가 남로당 폭동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때 들려온 말에 의하면 시청과 도청건물도 남로당원과 시위 군중들에 의해 점거됐었다고 한다. 언론은 이 사건의 주동자가 1948년 제주도 4ㆍ3 무장봉기 사건을 주도한 김달삼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김달삼은 그후 강원도 정선지역에서 무장세력을 이끌고 국군토벌대와 교전 중 피살됐으며 그는 사후 참수되었다고 한다.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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