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공존' 자가격리 단축 국가 확산…WHO "성급" 우려
- 21-12-30
영국·미국·스페인·이탈리아, 경제 인력난 등 우려로 단축 결정
로이터통신 "무증상에 인력 부족 사태…특정 산업군 영향 커"
역대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을 마주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폐지한다. 미국과 영국을 필두로 자가격리 단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같은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날 10만760명으로 역대 최다 확진자 기록을 보고했음에도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시켰고, 하루 9만8000명을 기록 한 이탈리아는 아예 자가격리 규정을 폐지한다.
◇ "경제 우려", "백신 접종자 대우해줘야"...자가격리 단축·폐지 불가피 피력
카롤리나 다리아스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지역 보건부 장관들과 만장일치로 격리 단축을 결정하면서 장기간 격리 기간에 따른 인력 부족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에 대한 의무 격리 기간 역시 7일로 단축했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사람이 무증상임에도 오랜 격리 기간으로 인력 부족 사태가 일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 산업군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에 대한 자가격리 규정을 폐지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20일 이내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 후 회복한 이들은 격리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120일이 지난 이들의 자가격리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단축된다.
단, 미접종자는 여전히 현행 10일간 격리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안드레아 코스타 이탈리아 보건부 차관은 "정부의 지시를 따라 백신 2차에 부스터샷까지 접종한 이들을 대우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도 최근 경제 부담을 최소화 하고자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 질병통제관리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무증상의 경우 격리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단축을 권고했고, 영국도 자가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7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 "팬데믹 3년차, 공존 배워야" vs "성급한 결정, 바람직하지 않아"
국가들의 파격적인 결정의 배경에는 팬데믹 3년차 속 강력한 규제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경미하다는 낙관론 역시 자가격리 단축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CNN은 "오미크론이 최악의 파도가 될지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팬데믹의 피로감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3년차를 헤쳐나갈 희망이 우리에게 필요한데, 바이든 팀이 바이러스에 지배당하는 대신 함께 사는(co-exist) 법을 배우는 방식이 100% 옳다고 생각하는 건 이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WHO는 정부가 경제와 규제 속 균형을 찾고 있다는 노력을 이해한다면서도, 성급한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국장은 "정부는 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할 경우 잠재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이 경미하다는) 초기 연구에 기초해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HO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최소 13일의 자가격리 기간을, 무증상 확진자에게는 10일간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은 26만5000명, 프랑스는 20만 명, 영국은 18만 명, 스페인은 10만 명, 이탈리아는 9만8000명, 포르투갈은 2만6000명, 덴마크는 2만3000명, 스위스는 1만7000명, 아일랜드는 1만6000명 돌파로 각각 사상 최다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WHO는 내년까지 팬데믹 급성기가 장기화할수록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면서 '델타'와 '오미크론'의 동시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확진 쓰나미'(tsunami of cases) 발생도 우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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