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PCR검사로 못 잡는 '스텔스 오미크론', 국내 상륙 했을까
- 21-12-09
확진자임은 알 수 있지만 당분간 정확한 식별 어려워
오미크론 PCR 검사법 개발 시급…전파력 역시 관건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2명 늘어 현재까지 38명 확인됐다. 그러나 해외에서 기존 PCR(유전자 증폭) 검사로 구별이 힘든 '스텔스 오미크론'이 발견돼 국내 방역상황에도 악영향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강하고 재감염률 또한 높다며 앞으로 2달 안에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리라 진단했다. 아울러 오미크론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야 한다면서 현 상황의 근본 해결책은 '고강도 방역 조치'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빨리 파악하는 데 분명 악영향"
오미크론(B.1.1.529) 변이는 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델타에 이어 5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8일 집계상 전 세계 50개국에서 감염자가 보고되는 등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오미크론은 바이러스의 표면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26~32개 발생한다. 이는 델타 변이보다 2배 더 많은 양이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분석 방법으로는 Δ전장 유전체 분석 Δ타깃유전자 분석 ΔPCR(유전자증폭)검사법 등 총 3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PCR 검사법은 스파이크(S) 유전자를 증폭해 하루 안에 변이 여부를 확인한다.
방대본은 확진자에 델타 변이 PCR 검사를 해 스파이크(S) 단백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있다.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델타 변이에 음성이고, 그렇지 않으면 델타 변이 감염자(양성)다.
코로나19 감염 여부에서 양성이지만 이 검사결과 음성인 확진자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보는 셈이다. 현재 오미크론 PCR 검사법이 없는 데다 확진자 대부분이 델타 변이 감염자인 데 따른 자구책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이 어떻게 등장했고 전파력이 어떨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PCR검사를 통한 오미크론 검출 기법을 교묘히 피한다는 점에서 '스텔스(stealth·은폐)' 오미크론이란 별칭이 붙었다.
따라서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정확히 알려면 검체를 통한 추가 유전체 분석이 필요한데 대부분 국가는 이 방식의 검사 체계에 미비한 상황이다.
현재 스텔스 오미크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총 7건 확인됐다. 해외 전문가들은 스텔스 오미크론을 기존 오미크론의 '새 하위 계통'으로 분류한 상태다. 다만 기존 오미크론과 유전적으로 많이 다른 것으로 판명될 경우, 다른 변이주로 별도로 분류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바이러스·진단 전문가들은 스텔스 오미크론도 애초 코로나19 바이러스라 확진자로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로서 오미크론 변이로 즉각 감별하지 못한다는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을 가능성이 높고 빠른 감별이 시급한 상황에 혼란을 줄 수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델타 변이의 경우 국내 감염자가 30명을 넘는데 5주가 걸렸는데 오미크론은 한 주 만에 38명이 확인됐다. 5일간 오미크론 변이는 4차 전파까지 이뤄졌다. 잠복기가 짧고 전파력은 빠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 "오미크론, 2달 안에 우세종…PCR 검사 시급"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전파력을 봤을 때 델타를 대체할 우세종이 될 예정이라면서도 얼마나 치명적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오미크론이 앞서 유행한 베타나 델타 변이보다 재감염 위험이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남아공은 5일 만에 확진자가 8배 늘었다. 내년 2월 정도면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될 수 있다. 앞으로 2~3주 동안 감염자 추이를 보면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스라엘에서는 추가 접종 완료자가 감염됐다. 면역 회피 능력을 짐작해볼 대목이며 델타와 달리 감기 바이러스가 접합됐을 것"이라며 "증상이 경미한 채 빠르게 퍼질텐데 엄연히 코로나바이러스다. 모든 사람에 경증이리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오미크론과 델타 간 전파력, 치명력을 비교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점이다. 현재 델타의 치명률이 1%에 이른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3배 세다면 확진자가 1만5000명 나올 테고, 대신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델타 10분의 1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두 달은 지나야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오미크론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델타 변이 확산세에 총력을 다해도 버겁다. 방역을 강화해 오미크론의 확산을 최대한 늦춰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일은 지역 내 오미크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신속한 진단검사법 확립과 역학조사 확대로 요약된다. 다만 실제 보급과 오미크론 감염자인지 골라낼 만한 상황에 이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미크론 변이 관련 방대본의 사안보고에 변이 판별을 위한 신속 진단키트 개발을 지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6일 질병관리청을 찾아 오미크론 변이 진단검사법 개발상황을 묻고, 보고를 받았다.
방대본은 오미크론 PCR 검사법을 확립 중이고 전문가와 민간 제조사들에는 분석시약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실제 사용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팀장은 "현장에서 쓰이려면 얼마나 정확히 오미크론을 검출할지 유효성 평가 과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천은미 교수는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를 시급히 감별할 수 없다면 방역에는 큰 걸림돌"이라며 "PCR 검사법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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