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래 많노"…힌남노 영향에 '멸치 천국' 된 부산 해수욕장
- 22-09-15
"우~와, 뭔 멸치가 이래 많노."
15일 낮 12시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해양레포츠센터 앞에 있던 시민들은 연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멸치떼를 목격하고 탄성을 질렀다.
굵직한 멸치 수백 마리가 시민들이 던진 그물에 걸려 한가득 올라왔기 때문이다.
잡힌 멸치의 크기는 약 10㎝로 햇빛에 반사된 비늘이 반짝거렸다.
시민 A씨는 "회로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해 보인다"며 "해수욕장 앞에서 수천 마리의 멸치떼가 잡히다니, 오래살고 볼 일"이라고 웃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다른 시민들은 뜰채 등 멸치를 잡기 위한 도구를 서둘러 챙겨와 무릎 높이까지 오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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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 등장한 멸치떼를 잡기 위해 한 시민이 그물을 던지고 있다. 2022.9.15/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주변에서는 이미 멸치를 한가득 잡은 시민들이 미리 준비한 스티로폼 박스에 옮기느라 분주했다.
시민 B씨는 "멸치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며 “지인들에게 오늘 잡은 멸치를 선물로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송도해수욕장에서 멸치떼가 발견되기 시작한 건 2~3일 전부터다.
바닷물 속에 수만 마리의 멸치떼가 몰려들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일부 주민들은 멸치잡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연안으로 몰려든 멸치 떼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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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그물을 던저 잡은 멸치떼를 그물에서 떼어 내고 있다. 2022.9.15/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수산분야 전문 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일 부산을 휩쓸고 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멸치떼가 연안에 몰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태풍 영향으로 강한 풍랑이 불면서 멸치가 떠밀려 왔거나, 안정적인 서식처를 찾다 보니 이곳까지 올라오게 된 것 같다"며 "이상기후와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멸치의 크기가 8cm 이상이면 대멸(큰 멸치)로 구분하는데, 송도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멸치가 이에 해당한다"며 "광안리해수욕장에 발견된 건 평균 5~7cm 정도라 중멸 정도 된다. 잡은 멸치는 먹어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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