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인증하세요"…명문대 '끼리끼리' 매칭 서비스 논란

'결정샤' '연고링' 등 명문대생 위한 폐쇄형 서비스 등장

"학벌주의 조장·신분 고착·활력 저하…새로운 '카스트'" 우려

 

 명문대생들끼리 온라인 등을 통해 연애 상대나 친구를 찾는 폐쇄형 교류 서비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용자를 명문대생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이 있지만 엘리트주의의 단면을 보여주고 학벌주의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생들끼리 소통하고 만나는 온라인 매칭 서비스가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그중 '결정샤'는 지난해 말 서울대 졸업생이 만든 매칭 서비스로, 서울대 재학생이나 졸업생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시 서울대 이메일로 서울대를 다니거나 졸업한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나이, 키, 단과대, 직장, 집안 경제상황 등을 적고 졸업 및 직장, 경제상황 등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라고 제안한다. 졸업증명서를 올리면 매칭 과정에서 혜택이 부여된다는 설명도 붙는다. 결정샤는 홈페이지에서 '서울대 구성원을 위한 1대 1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65 커플을 매칭했다고 밝히고 있다.

고려대·연세대 연합 창업학회가 만든 대학생 소셜익명매칭서비스 '연고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연고링은 지난달 시작돼 현재까지 약 1700명이 가입했다.

운영 초반에는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현재는 상위권 대학으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등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운영자에 따르면 활동적인 대학생들의 SNS를 표방하는 연고링은 대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유저들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게 특징이다. 

이런 서비스는 환경이나 조건이 비슷한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및 가입조건 충족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한 이모씨(30)는 "학교 밖으로 나오면 수많은 환경과 조건에서 자란 사람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들과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특히 데이트 서비스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조건 등을 비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명문대라는 조건을 충족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적 서비스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이모씨(29)는 "우리나라가 신분제 사회는 아니다"라며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학벌이 좋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들만의 리그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동질집단의 결속이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늘 있었다고는 해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우려한다.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왕족끼리 결혼하는 일종의 족내혼을 보는 것 같다"며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면 정보와 사고가 한정되고 닮아가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사회가 갈수록 분절돼 끼리끼리 모이게 된다"며 "SKY니 뭐니 하면서 어릴 때부터 죽을 때까지 동질 집단만 만나는 건 일종의 카스트 제도, 신분제로 가게 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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