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여성에 채찍 휘두른 아프간 탈레반…'한 입'으로 '두 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남성 일색의 강경노선 과도정부 내각을 발표한 후 이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대를 상대로 채찍과 몽둥이를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시위에 가담한 한 여성은 시위대 중 몇 명이 채찍을 맞았고 탈레반의 집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강요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탈레반 정권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여성이 없는 내각은 패배자"라고 비난했다.

이날 아프간 여성들은 ‘여성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혹은 ‘여성의 자유를 거듭 요청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며칠 전 고르 지방에서 살해된 임신한 경찰관의 모습이 담긴 플래카드를 든 여성들도 있었다.  

최근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의 통치에 대담하고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전날 히잡을 쓴 여성들이 카불에서 여성들의 평등한 권리를 요구하며 시위에 동참했는데, 이는 지난 달 탈레반이 권력을 잡은 이후 최대 규모다. 

여성들은 또한 탈레반이 시위를 지켜보던 젊은이들을 구타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간 16세 학생이 책가방을 등에 메고 끌려가 구타당해 온몸과 팔에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뉴스 매체 에틸라로즈의 편집자인 엘리야스 나완디시는 부상한 두 기자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기자 두 명이 탈레반에 체포된 후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고 썼다.

이번 시위를 취재한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의 마커스 얌 기자는 트위터에서 "일부 전사가 나에게 손을 대려고 하는 동안 한 전사가 계속 간섭을 하다가 어느 순간 '외국인'이라고 중얼거렸다"며 "다른 사람들이 채찍을 준비하고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탈레반이 7일 카불과 아프간 북동부의 바다흐샨 지역에서 수십 명의 여성들이 앞으로 아프간을 통치할 탈레반 과도정부 구성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탈레반은 총격, 구금, 구타로 대응했다.

탈레반은 이날 임시정부 발표에서 여성, 종교적 소수민족, 아프간 기존 정부에서 축출된 정부인사 중 어떤 사람도 내각 대행에 선출하거나 자문에 임명하지 않았다.

이것은 포괄적인 정부와 20년 전 그들이 마지막으로 집권했을 때보다 더 온건한 형태의 이슬람 통치에 대한 탈레반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다.

탈레반은 이날 시위에 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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