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향하는 檢 칼끝…'구속 영장' 카드 꺼내나

'SM 시세조종' 공모 입증할 '결정적' 증거 확보 여부에 달려

檢, 수사 기록 검토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향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검찰이 구속영장을 통해 신병 확보에 나설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뒤 8개월 만이다.


오전 8시쯤 출석한 김 위원장은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치고 다음 날인 10일 오전 4시 45분쯤 귀가했다. 20시간이 넘는 고강도 밤샘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처럼 소환 조사가 길어진 것은 검찰과 김 위원장 모두 추가 소환 조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권보호수사규칙에 따라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심야 조사를 하려면 피의자 동의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SM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지분 경쟁을 하던 지난해 2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와 공모해 SM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 원 이상으로 상승·고정해 시세 조종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수사 기록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열린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카카오 고위 경영진 간에 관련 대화가 오고 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판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의사결정을 승인했다'는 결정적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지난 3일 증인신문에서 "배재현이 브라이언(김 위원장)의 컨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SM엔터 인수를 주도한 핵심 인물 중 한명이다.


하지만 이 부문장의 진술은 간접 진술이라는 한계가 있다. 구속영장을 발부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배 대표와 김 위원장이 공모관계를 부인한다면 간접 진술만으로는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며 "김 위원장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입증할 만한 직접증거가 있어야 구속영장 청구의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위원장의 공모관계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얼마나 충분하게 확보했는지가 검찰 수사의 분수령인 셈이다.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검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더군다나 '재계 거물급' 인사인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될 경우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남부지검은 카카오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된 각종 고발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자 임원들의 횡령·배임 의혹 등 총 4건이다.


SM 인수 과정에 핵심 역할을 한 배 대표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 대표는 지난 3월 구속 4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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