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전공의 사직 처리 안 하면 내년 정원 감축"…병원 '혼란'

병원 "시간 촉박…전공의 사직 시점 언급 없어 혼선"

복지부 "사직서 수리 시점은 당사자 간 협의해야"


정부가 이달 15일까지 전공의 사직이나 복귀 여부를 결정짓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 내년 전공의 정원(TO)을 줄이기로 하면서, 일선 대학병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발표한 미복귀 전공의 대책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각 수련병원에 전달했다.


공문에는 전공의의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련 특례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상 수련 도중 사직할 경우 1년 내에는 같은 전공과 연차로 복귀할 수 없지만 올해에 한해 이를 완화해 이탈 전공의가 하반기 수련에 응시할 경우 같은 과, 연차로의 복귀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오는 15일까지 소속 전공의의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고 17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으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하라고 요청했다. 대상은 인턴 및 레지던트 1~4년 차다.



이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련 병원 또는 수련기관의 장에게 전공의의 수련에 필요한 지시를 하거나 연도별 수련과정 이수 등 수련 상황을 감독할 수 있다. 만약 이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공의 정원을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학병원들에서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시간이 촉박하다고 하소연한다. 오는 15일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및 사직 여부를 확정지어야 하는데, 전공의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결원을 확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직서 수리 시점을 두고도 정부가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일선 수련병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전공의들은 의료현장을 이탈한 2월을 사직서 수리 시점으로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사직 시점이 정부가 요구하는 6월이 되면 업무개시명령 불응 등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 퇴직금 등 불이익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직서 수리 시점에 대해) 공문이 따로 온 것이 없어서, 내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전공의들에게 사직과 복귀에 대한 의사를 묻고 결원 인원을 확정짓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수련병원 관계자들이 10일 회의를 열고 전공의 사직 처리 시점, 향후 수련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 등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사직 처리가 완료되어야지 그다음(채용절차)으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에서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철회한 것이 지난달 4일이므로 3일까지는 명령이 유지된다. 이에 따라 수련병원이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에 반해 사직서를 소급해서 수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며 "병원과 전공의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는 정부가 일일이 알 수 없는 복잡한 법률관계가 있기 때문에 수리 시점은 당사자들 간 협의에 의해 결정될 사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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