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대 불개입" 선긋기 속 불쾌감…3차 '윤-한 충돌' 조짐

"없었고, 해서도, 할 생각도 없다"…'3불' 강조

尹 끌어들이기에 불쾌감…"파국 결과 초래 경험"


 대통령실은 8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문자로 촉발된 이른바 3차 '윤-한 충돌' 논란에 관해 당무 개입으로 비치는 상황을 강하게 경계했다.


용산은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형국에 내부에서는 불쾌감이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전당대회에는 개입하지도 않았고, 해서도 안 되며,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며 "초지일관"이라고 밝혔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여당이 알아서 할 일이며 대통령실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일절 간여하지 않는다는 '3불(不)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용산은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당내에서 깔끔하게 선거를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거듭 불개입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는 것은 김 여사 문자 '읽씹'(읽기만 하고 무시하는 행위) 사태가 당무 개입 논란으로까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후보 측에서는 지난 1월 문자 내용이 현시점에 공개된 것을 두고 사전 교감설을 제기하고 있다.


한 후보와 김 여사 간 1 대 1 대화 내용이 김 여사 측과 사전에 얘기가 되지 않고서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을 리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자가 총선 패배 책임론을 부각해 한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는 점도 용산 개입설을 제기하는 쪽에서 내세우는 대목 중 하나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국면이 지난 1월과 3월 총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당시 한 비대위원장이 맞붙었던 1·2차 윤-한 충돌에 이어 3차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두 사람은 1월에는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대응 방향과 김경률 당시 비대위원 사천(私薦) 논란을 두고 갈등을 빚었으며, 3월에는 이종섭 주호주대사·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사퇴 문제로 충돌을 빚었다.


잇따른 충돌로 검사 시절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윤 대통령과 한 후보가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으며, 이번에 한 후보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상 3차 충돌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자칫 당무 개입 논란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안에서는 불쾌감이 담긴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후 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국정 쇄신에 나서고 있는 와중에 정쟁에 휘말리게 해 민심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굉장히 불쾌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파국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총선 때 이미 우리가 경험적으로 다 확인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총선 패배 후 위축된 당을 되살리고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할 수장을 뽑는 자리가 당무 개입 논란으로 얼룩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외부의 입을 빌려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안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내부 소통을 거부하고 공적 소통과 사적 소통을 따지며 언론을 통해 상대에게 입장을 통보하는 식이면 일이 꼬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