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은행이라더니"…농협인들 조선 총독 별장서 만찬 즐겼다

교토 아베 노부유키 별장 방문…코스 요리에 기념 촬영

농협 측 "그런 곳인 줄 몰랐다…알았다면 안 갔을 것"


경기 화성시의 한 지역농협이 조합원 해외 연수 과정에 일제강점기 조선 마지막 총독을 지낸 아베 노부유키 별장지에서 만찬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측이 '100% 민족자본'을 강조하며 '민족은행'을 표방해 온 것을 고려하면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화성시 A 지역농협은 지난달부터 제주도·일본·태국 등을 방문지로 한 '열정조합원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에는 A 농협 전체 조합원 3500여명 가운데 자체 선발한 우수조합원 250명이 참여했다. 이들 조합원은 6회차(6~7월)로 나눠 국내외 여행을 다녀왔다.


문제는 일본 연수를 택한 조합원(2회차 약 60명)들이 만찬지로 방문한 교토의 한 식당에서 비롯됐다.


해당 식당이 일본의 정치인이자 군인으로 조선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아베 노부유키(1875년 11월~1953년 9월)의 생전 별장지였던 것.


아베 노부유키는 조선 총독 시절 전쟁을 위해 물자를 착취하고 조선 청년 등을 군인으로 강제 징용하는 데 집중한 인물이다. 또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가 군수공장에서 강제노동을 시키거나 전선에 보내 위안부로 만들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이 장소에서 일본식 연회용 코스요리인 가이세키 정식을 먹었다. 또 별장지 곳곳을 돌며 사진 촬영을 하는 등 관광을 즐겼다.


2박 3일간의 일본행 연수는 '천황의 별장지 아라시야마 문화체험' '교토의 상징 청수사' 등 관광지 방문으로 가득했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 '연수'로 볼 수 있는 일정은 없었다.


관광성 연수는 화성시에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 이후에도 지속됐다. A 농협 조합장 및 간부 등도 이러한 조합원 연수에 동행했다. 공적 성격을 띤 농협의 조합장과 간부가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 사고를 외면한 채 외유를 강행한 것이다.


A 농협의 열정조합원 연수는 이달 초 마무리됐다. A 농협 조합장은 이후 인근 지역 농협 간부들과 다시 몽골 여행길에 올랐다.


A 농협 측은 "포상 여행만은 아니고 견학의 의미도 있다"며 "다만 식사를 위해 방문한 장소가 그런 곳인 줄은 정말 몰랐다. (아베 노부유키 별장지였다는 것을)알았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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