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없이 돈소리만"…'아리셀 화재' 유족들, 대표 사과 거절

유족 "본인 과실 인정 및 대책 없는 사과 아무 의미 없어"

화재 발생 사흘 지났지만 장례식 못 열어, 유족들 '답답'


'아리셀 화재'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사전 협의 없는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정부를 향해 박 대표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희생자 유족들은 27일 오후 6시쯤 경기 화성시청 3층 대강당에서 정부 관계자와 90여 분간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 당초 대화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무산됐다. 유족과 정부 측 합의가 불발된 거로 보인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중년 남성 유족 A 씨는 "우리를 박 대표하고 빨리 만나게 해달라"며 "빨리 만나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은데 (정부 측) 답변이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희생자 친척이라는 A 씨는 어눌한 한국말로 "그러니까 정부 쪽에서 그 사람(박 대표)을 불러서 우리하고 얘기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데 그걸 안 한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정부는) 피해자 (의견) 하나 없이 돈소리만 한다"며 "우리는 그런 이야기 머릿속에 안 들어오니까 우리가 (직접 박 대표를 만나서) 목소리를 내고 합의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성시는) 가족 입장에서 별로 와닿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중년 남성 유족 B 씨는 박 대표의 사과 진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B 씨는 "여기 와서 고개 숙인 그런 사과 말고 본인들 과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가져와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사측 사과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 유족 C 씨는 사측의 사과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족들이 (사측에) 요구한 내용들이 있었고 오늘까지 그 답변을 준다고 했는데 아무런 답변 없이 사죄하러 왔다"며 "자기 책임에 대한 부분들과 (향후) 어떻게 재발 방지책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표와 임원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분향소가 마련된 화성시청에 도착했다. 건물 주차장과 유족 대기실, 그리고 모두누림센터에서 개별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해명했다. 박 대표는 "이번 참사에 대해 우리 회사 모두 평생을 안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 여러분들 장례나 나머지 후속 대책을 지금 마련하고 있다"고 사죄했다.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났지만, 희생자 유족은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름과 영정사진 없는 텅 빈 분향소를 찾아 울분을 토할 뿐이었다. 50대 한국인 남성 희생자 유족의 지인은 "유족들은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데 장례를 언제 어떻게 치를 수 있는 건지 아무것도 몰라 답답해한다"며 애타게 정부 조치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인 희생자 임 모 씨는 28일 교원예움 화성장례식장에서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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