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MDL 넘어와…반복되는 북한군 '단순 침범' 정말 괜찮을까

"북한 도발 가능성 늘 열려 있어…떠보기 가능성 배제 못해"

 

북한군이 근 2주 사이 세 번이나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 우리 군은 일단 북한군이 MDL 인근에서 작업을 하다가 '단순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MDL 일대 군사적 긴장 고조 등 심리전 차원의 의도된 침범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불모지 작업을 하던 북한군 여러 명이 MDL을 20m가량 침범했고, 우리 군의 경고 방송·사격 이후 북상했다. 해당 지역에서의 작업은 같은 날 야간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북한군은 지난 4월쯤부터 MDL 인근 전선 지역 일대에서 불모지 조성, 지뢰 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은 지난 9일과 18일에도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대응 후 북쪽으로 다시 올라갔다. 당시 MDL을 침범한 북한군 규모는 각각 20~30명으로, 대부분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이런 작업이 북한 주민의 월남 및 귀순 차단 등 내부통제력 강화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작업들이 대부분 과거 월남·귀순 발생 지역과 감시 사각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MDL 인근에 길이 없고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우리 군이 침범 이전부터 이들의 동선을 추적·감시해오고 있었다는 점, MDL 침범 후 이뤄진 경고 방송·사격에 바로 돌아갔다는 점 등에 비춰 길을 헤매다 MDL을 단순 침범한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북러가 '준 군사동맹' 성격의 조약을 맺은 상황에서 북한군이 MDL에서의 긴장 고조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북한군이 가장 최근 MDL을 넘어온 20일은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9일 맺은 준 군사동맹 성격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이를 놓고 무단 침범은 엄연한 정전협정 위반이며, 우발적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우리 측을 일부러 자극하는 등 '심리적 도발'을 위해 MDL 일대에서 필요 이상의 행동을 단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군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계속해서 떠보고, 나아가 그 태세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늘 열려 있고, 도발 양상은 기상천외할 것"이라며 "단순 침범을 가장한 떠보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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