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개선 불투명…대-중소기업 실적 온도차 '극명'

1분기 '깜짝 성장' 내용 보니…수출-대기업 위주

내수-중기 부진 여전…"반도체 수출 효과 상쇄"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양호한 성적을 보였지만 그 내막을 들춰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온도차가 극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출-내수 업종 사이 실적 괴리가 큰 터라, 국민들의 하반기 경기 개선 체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서 국내 외감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대기업 5.7%로 전분기(2.4%) 대비 3.3%포인트(p) 크게 뛴 반면, 중소기업은 3.8%로 전분기(4.7%)보다 오히려 0.9%p 내렸다.


세전이익률 기준으로는 대기업 8.2%, 중소기업 3.7%로 대·중소기업 사이 격차가 더욱 컸다.


이 같은 온도차는 수출·내수 업종 간의 희비가 엇갈린 1분기 경기 상황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수출을 떠받치는 반도체업이 포함된 기계·전기전자업 영업이익률은 1분기 5.6%로 전분기(0.1%) 대비 빠르게 치솟았다.


반면 내수 업종을 대표하는 도매·소매업은 전분기(3.0%)보다 비교적 소폭 오른 3.4%를 기록했다.


기계·전기전자업의 영업이익률이 도소매업을 제친 것은 2022년 3분기(8.7% 대 3.5%) 이후 6개 분기 만의 일이다.


이처럼 수출 증가에 따른 대기업 위주 경기 개선은 1분기 경제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1.3%라는 '서프라이즈'로 이끌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에 짓눌린 내수·중소기업의 부진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돼 국민들의 하반기 경기 개선 체감이 늦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전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반도체 수출 증가가 올해 성장률 회복의 핵심 요인이 되겠지만, 민간소비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여 우리 경제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은 올 경제 성장률로 2.4%를 예측했다.


한은도 지난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향후 물가 여건을 살피면서 "내수 측면에서의 물가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내수가 물가 상방 압력을 크게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내수 부진을 의미한다.


한은은 이어 "민간소비는 올 1분기 전기 대비 상당 폭 증가했으나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적지 않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 증가에 그쳤다"며 "국내총생산(GDP) 갭도 올해 중 마이너스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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