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마약 처방 의사 징역 17년 중형…마취 환자 준강간까지

벌금 500만원·보호관찰 5년…전자장치 부착은 기각

"프로포폴 이용 돈벌이 급급…히포크라테스 선서 정면으로 어겨"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수면마취 상태 환자를 성폭행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40대 의사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두례)는 13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향정신성) 위반·의료법 위반·준강간·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 모 씨(48)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5년의 보호관찰, 792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중간 정도로 그렇게 높지 않고 범행을 다시 저지를 것이라고 명확하게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염 씨는 의사로서 프로포폴을 엄격하게 사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수십 차례 투약했고 그 과정에서 진료기록부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허위로 보고했다"며 "프로포폴을 이용한 돈벌이에만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의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 신 모 씨는 인도를 걷던 행인을 치어 사망하게 했다"며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범행이 들통날까 두려워 녹화본을 삭제했으며 진료기록을 일부 폐기하고자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염 씨는 의사 지위를 이용해 수면 마취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자로 삼아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하고 촬영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인 '환자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고 뒤 피해자 측 변호사는 "한 마디 사과도 없고 피해배상도 받지 못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 또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일 것"이라면서도 "예상했던 것보다 중형이 선고돼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고 이틀 전 피고인 측에서 500만 원을 기습 공탁한 데 대해 "양형 참작을 받기 위한 보여주기식 공탁"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공탁금을 전혀 수령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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