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욱일기' 부산 의사, 결국 내렸다…성난 민심 '신상 공개' 돌진

"지자체와 갈등 문제 공론화 의도"…논란 커지자 욱일기는 철거

"의사 면허 박탈해야" 공분…당사자 추정 실명과 얼굴·병원 등 온라인 공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인 6일.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창문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국민적 공분을 일자, 욱일기를 걸었던 해당 주민이 결국 욱일기를 철거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37층 이 씨 집 창문에 내걸려 있던 욱일기는 보이지 않았고 두 개의 욱일기 사이에 걸려 있던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만 그대로 붙어 있었다.


또 이날 이 씨는 집 현관에 '여행을 간다'는 내용의 글을 붙여놓은 채 두문불출했으나 현재는 이 씨의 집 내부에 불이 켜져 있다.  


아파트 관계자는 "저녁까지는 욱일기가 걸려 있었는데 논란이 일자 조용히 철거한 것 같다"며 "이 씨는 오늘 집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 들어가서 철거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낮에 경찰과 형사, 구청장까지 찾아와 이 씨를 만나려고 했으나 부재 중이라 만나지 못했고, 입주민들도 항의 차 이 씨 집에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수개월 전부터 주변에 일장기를 주기적으로 걸었다가 현충일인 오늘 오전 욱일기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수영구청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구청 측의 부당함을 공론화하려고 이 같은 일을 벌였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제헌절과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내걸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 B 씨는 "이 씨는 과거 수영구청과 아파트 하수관로 관련 행정소송을 벌였는데 패소했었다"며 "한때 관련 문제점들이 담긴 안내문을 각 세대 우편함에 넣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욱일기는 결국 철거됐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욱일기를 내 건 사람이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 의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오프라인에서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등의 격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상 공개 후 의사를 못하게 해야 된다, 상식이 없는 사람이 환자를 다룰 수 있겠나, 의사 면허 박탈해라, 전 국민이 동의한다"는 등의 글이 쉴 새 없이 게시되고 있다. 이 씨일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의 실명과 얼굴, 근무 중인 병원까지 공개됐다.


한 누리꾼은 "한국인에다 의사라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는 될 텐데 개인의 감정 해결을 위해 나라를 욕보이고 전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며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영구 주민 50대 정 모씨는 "욱일기에 대한 반감은 초등학생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주변 사람과 국민이 분노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것인지 만나서 묻고 싶다, 정말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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