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탐사 단계인데"…대통령까지 나선 유전 테마株 '활활'

"유전개발 장기적 관점 요구…단기 주가 급등 주의해야"

일각서 영일만 분석한 美 기업 불신도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을 발표하면서 '유전 테마주'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아직 탐사 단계라는 점을 지적하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한국가스공사(036460) △대성에너지(117580) △한국석유공업(004090) △흥구석유(024060) △중앙에너비스(000440) △한국ANKOR유전(152550) △화성밸브(039610) △동양철관(008970) 등 석유·천연가스·강관 등 포항 영일만 유전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은 전거래일 상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3일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며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금년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이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곳에 매장된 에너지 자원의 4분의 1 정도가 석유이고, 4분의 3은 가스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는 4년 분량, 가스는 29~30년 가까이 사용할 양이다.


◇증권가 "조선·건설 수혜도 가능…장기 관점 접근해야"


증권가에서는 동해 유전과 관련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석유·가스뿐 아니라 조선·건설 등의 업권에서도 수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탐사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발표 직후 급등한 주가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일만 인근 해저 가스전 개발에 대해, 건설사들이 수주 가능한 규모는 5000억~1조 원 사이로 추정한다"며 "다만 해양 개발은 국내 건설사의 주력 시장이 아니기에 조선사와 역할을 나눠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한국 조선소의 수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심해 시추선 용선수익 발생 및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발주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다만 "해당 유전이 실제로 상업화되기까지는 7~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성 평가 등에서 좌초될 가능성도 당연히 있다"며 "장기적 관점이 요구되는 유전개발의 특성상 과도한 단기 주가 급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발표된 자원량은 미국 액트지오사에 의뢰한 결과로, 실제 회수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장량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채굴 원가가 경제성이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도 "(탐사 시추의) 통상 성공 확률은 10% 내외 수준으로 간주되나, 정부는 기술 개발 등을 감안하여 정부는 20%로 제시했다"며 "매장 예상 자원량은 통상 최소치가 신뢰성이 높고, 아직 탐사 초기단계로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영일만 분석한 액트지오 불신에…산업부 "액손모빌 출신 전문가가 만든 회사"


일각에서는 영일만의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의 심해 평가 전문기관인 '액트지오'(Act-Geo)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측은 액트지오에 대해 '세계 최고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액트지오 측은 정부에서 제공한 지난 17년간 축적한 동해 심해 탐사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동해 심해저에 대규모 가스·석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지에 평범한 가정집 건물이 있는 것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분석 결과에 대한 불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한 방송 뉴스에 출연해 "가이아나의 시추를 하게 된 엑손모빌 회사에서 지질그룹장을 하셨던 분이 나와서 만든 회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액트지오의 설립자인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은 브라질 출신으로 브라질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미국의 메이저 석유 회사인 엑슨모빌에서 25년 가까이 일한 전문가다. 액트지오에서는 지난해 퇴사 후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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