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물가 2.7% 10개월來 최저…"할당관세 등 안정세 지속 총력"

신선식품·생활물가 등 상승률 둔화…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는 상승

배 126.3% 올라 '역대 최대'…석유류는 3.1%로 16개월 만에 최대


5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7%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 물가를 기록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7월(2.4%)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는 물가 안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며, 하반기 할당관세 유지·확대와 납품단가 지원 등을 통해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지난 4월(2.9%)과 비교해 0.2%포인트(p)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로 정점에 달한 후 11월 3.3%, 12월 3.2%, 올해 1월 2.8%로 둔화했다. 이후 재반등해 2월과 3월 연속 3.1%를 기록하다, 4월(2.9%) 2%대에 재진입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체 부문이 상승했고, 석유류와 가공식품의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농축수산물과 섬유 제품에서 상승폭이 촉소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 0.2%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품목성질별로 농축수산물이 8.7% 상승했다. 특히 배(126.3%)는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사과(80.4%)도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돼지고기(-5.2%), 국산쇠고기(-2.3%), 닭고기(-7.8%) 등 축산물과 고등어(-6.3%) 등 수산물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도축 마릿수와 수입량 증가로, 국산 소고기와 닭고기는 도축 마릿수 증가로 인해 가격이 내려갔다.


이에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은 지난 4월(10.6%)과 비교해 1.9%p 내려갔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 역시 0.77%p에서 0.63%p로 낮아졌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휘발유(3.8%), 수입승용차(7.5%)는 상승한 반면 기초화장품(-3.3%), 라면(-5.2%) 등은 하락했다.


특히 공업제품 중 석유류 항목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는데, 지난해 1월 4.1% 상승한 이후 16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작용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3%로,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4%)는 상승, 승용차임차료(-8.4%), 유치원납입금(-6.7%) 등은 지난해보다 내렸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112.40으로 2.0% 올랐다. 전월보다는 오름폭이 0.2%p 하락했다.


OECD 기준 기준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는 110.91(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월 대비 0.1%p 떨어졌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16.50(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했다. 전월 대비 0.4%p 낮은 상승률이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31.08(2020=100)로 전년 동월보다 17.3% 상승했다.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1.8%p 줄었다.


이 중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 대비 39.5%, 신선채소는 7.5% 각각 상승했다. 신선어개는 1.3% 하락했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3월 3.1%를 정점으로 안정돼 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공 심의관은 "변동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금 안정세로 가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3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률이 빠지는 모습이지만, 국제 유가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상반기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목표로 내걸었던 정부는 여전히 변수가 있지만, 물가 둔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반기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상승률이 3%가 될 수 있으나, 3월을 정점으로 하락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등락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철 기상 여건 개선으로 농산물 가격 하락을 위한 양호한 여건이 되고, 석유류 가격은 지난달 국제유가의 안정 흐름으로 상승세가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기상과 국제유가는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농산물, 식품원료 등에 대한 할당관세를 유지·확대해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하반기에도 바나나·파인애플 등 과일류 28종, 무·배추 등 농산물 4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오렌지·커피농축액 등 식품원료 19종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해 기업의 원가부담을 완화하는 등 물가안정 여건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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