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리뷰]유럽서도 달리는 '카카오택시'…편리함에 붙는 수수료
- 23-04-15
스페인에서 '카카오택시' 써보니…"해외에서도 카카오T 앱 그대로"
편리함에 붙는 웃돈은 6000~9000원, 현지 업체 연동·중개 수수료 더해져
해외여행은 떨리는 일이다. 새로운 세계를 맞닥뜨리는 일은 늘 새롭고 짜릿하다. 여기에는 일정한 불안도 동반된다. 특히 현지 택시를 탈 때면 불안은 증폭된다. 손을 흔들어 잡을지, 앱을 깔지, 어떤 앱을 깔아야 할지. 저 차가 나를 구원해 줄 택시인지, 내 일상을 망치러 온 사기꾼인지. 목적지에 다다르기까지 매 선택의 순간 불안이 뒤따른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카카오택시'를 부를 수 있다면? 카카오모빌리티(424700)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카카오T' 앱을 열었다. 새로운 지역에서 접속했다며 해외 차량 호출 기능으로 안내했다. "해외에서도 카카오T 앱 그대로"라는 안내 문구가 불안을 누르고 호출 버튼을 누르게 했다.
오후 10시39분. 적막이 시작되는 유럽의 밤. 140년의 세월을 쌓아 올린 사그라다 파말리아 성당 앞에서 1분 만에 택시가 잡혔고, 약 5분 뒤 눈앞에 당도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카카오 캐릭터 랩핑을 한 택시가 오지는 않았다. 흔한 현지 택시의 무심함이 찡긋 웃는 '어피치'와 '라전무'를 대신했다. 차종은 한국에선 보기 드문 일본 스즈키 스웨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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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앱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 이용 화면. (카카오T 앱 갈무리) |
사용법은 '카카오T 앱 그대로'였다. 개인정보가 나라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데 동의하는 절차만 거치면 말이다. 지도가 카카오맵이 아닌 구글맵이라는 점만 빼면 대부분의 사용자 경험(UX)이 그대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시간 및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요금은 유로가 아닌 원화로 표기됐다.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차량 호출이 시작된다. 차량이 잡히면 간략한 기사 정보와 함께 차량 도착 예정 시간이 찍힌다.
호텔까지 가는 데 걸린 12분 동안 기사님은 말이 없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고요한 밤을 가로질러 청구된 금액은 2만7300원. 거룩한 택시비를 마주하자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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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쓰는 '카카오T' 앱과 사용자경험(UX)에 있어 차이점은 카카오맵이 아닌 구글맵을 사용한다는 점 뿐이다. (카카오T 앱 갈무리) |
한국보다 택시비가 비싼 스페인 탓일까.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현지 택시 앱인 '프리나우'에 찍힌 예상 금액은 12.4유로. 한화로 약 1만8000원. 길거리 택시를 탔을 때 요금은 14.65유로(약 2만1000원). 약 6000원~9000원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별도의 앱을 설치 및 가입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번역 등의 부가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현지 앱을 직접 이용하는 것보다 다소 요금이 높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이용자가 호출 전에 먼저 요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호출 전 화면에서 예상 요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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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동일 거리 기준 카카오T, 프리나우 앱 예상 요금과 배회 영업 택시 요금 영수증. 카카오T를 이용한 현지 차량 호출 요금은 예상 금액보다 300원 더 나왔다. |
이른바 '모빌리티 로밍'이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현지 차량 호출 서비스를 연동해 주는 방식이다. 총 이용 요금은 △현지 업체의 운임에 △관련 연동·중개 수수료 △서비스 이용료를 합산해 책정된다. 중개에 중개를 더하자 수수료도 더해진 셈이다.
중개 수수료는 현지 운영 환경에 따라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 23개국과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7개국, 일본 등 총 31개 국가에서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는 카타르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스페인에서는 현지 차량 호출 플랫폼 '캐비파이'(Cabify)와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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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 요금 구성. 요금은 실시간 환율을 기준으로 원화로 결제된다. (카카오T 앱 갈무리) |
해외에서 카카오T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편리한 경험이다. 불안한 눈빛으로 택시를 향해 손짓하지 않아도, 외국인에 붙는 예측 불가 프리미엄 요금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각종 블로그를 뒤적이며 현지 앱을 찾고 사용법을 익히는 수고도 덜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편리함에는 늘 새롭고 짜릿한 수수료가 붙는다. 수수료의 적정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지갑 사정에 따라 다를 테지만 말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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