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팽목항 못 떠나는 우재 아빠…"제2의 세월호 참사 막아야"

진상규명 제자리·추모관 건립 지지부진에 "허탈"

 "촛불정권·정치인 행태 질타 국민 한목소리 필요"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부모로서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죠."

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현 진도항)에서 만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 팀장이자 우재 아빠 고영환씨(54)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국민들의 촛불로 세워진 정부가 진상규명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해서 기약 없이 기다린 게 벌써 7년이다"라며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몇 년이 지나도 이곳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고씨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로 줄곧 팽목항 인근에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진상규명'에 대한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족들이 소망한 바는 2가지다.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이 아니라 침몰 과정에서 제때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않은 이유가 그 첫 번째. 두 번째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방지책 일환에서의 추모공간 건립이다.

하지만 고씨는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현 정부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데다 추모관 건립 역시 관할 지자체에서 손을 놓고 있다며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가 발생하기 전과 후는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하며 유가족들에게 진상규명을 약속했지만 왜 아직 이행하지 않는 것이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침몰한 것을 두고 문제 삼지 않는다"며 "침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배 밖으로 구조하지 않았던 이유와 전 정부에 대한 사죄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현 진도항)에서 추모객들이 방파제를 둘러보고 있다. 2021.4.15/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고씨가 머무는 이곳에는 진도항 배후지 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데다 진도 연안여객선 터미널과 항만배후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라 추모공간 건립도 어렵게 됐다.

고씨는 "진도군에서는 말로만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세워준다고만 하고 있다"며 "어디에, 언제, 어떻게 추모공간을 세워준다고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와 유가족간 서로 상생할 방안도 많은데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고씨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분노해 힘들지만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선거를 앞두거나 참사 당일이 오면 수많은 정치인들이 추모한답시고 팽목항과 선체를 찾는다"며 "하지만 정작 유가족들을 만난다거나 약속했던 공약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세월호만큼은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정치인들의 행태에 분노한 국민들이 다시 한번 모여서 한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라며 "세월호 참사가 이대로 묻힌다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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