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차 3월 극장, '미나리' 효과로 관객 늘었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침체된 3월 극장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3월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미나리'가 76억원(84만명)의 매출로 3월 전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이민 한인 가족의 정착기를 다룬 미국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연출작으로 윤여정 한예리 등 한국 배우가 주·조연을 맡았다.


'미나리'는 제78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외국어영화상,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 여우조연상(윤여정) 등을 수상했다. 오는 25일(현지 시간) 개최되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됐다. 수상 효과를 등에 업은 '미나리'는 독립·예술영화로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미나리'는 다양한 연령대의 지지를 받았는데, 특히 중년층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해 관객층 확대에 기여했다.


60억원(62만명)의 매출로 3월 전체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애니메이션 마니아층인 10, 20대 남성의 비중이 높은 경우였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3월 기준으로 누적 매출액 145억원(151만명)을 기록했다.


15억원(16만명)의 매출로 3월 전체 흥행 순위 5위에 자리한 '소울'은 3월 기준 189억원(204만명)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1, 2월 겨울 방학 시즌에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등의 애니메이션이 흥행하면서 가족 단위 관객이 극장에 유입되었고, 3월에는 '미나리'의 흥행으로 장년층으로까지 관객층이 확대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러한 관객층의 확장이 '팩션' 사극 '자산어보'가 3월 말 개봉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3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7%(14만명 ↑), 전년 동월 대비 77.5%(142만명 ↑) 증가한 326만명이었다. 3월 전체 매출액은 전월 대비 4.9%(14억원 ↑), 전년 동월 대비 99.0%(150억원 ↑) 증가한 302억원이었다. 2020년 3월은 코로나19 1차 유행 여파로 개봉 연기 사태가 본격화된 시기였다. 이에 2020년 3월 전체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3월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인 183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전무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과 비교해서는 올해 3월 관객 수가 증가했다.


3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2.8%(29만 명 ↓) 감소한 39만명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5%(8만 명 ↑) 증가한 수치였다. 올해 3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3월 한국영화 관객 수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31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3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42.3%(26억 원 ↓) 감소한 36억원이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39.2%(10억원 ↑) 증가했다. 지난 2월에는 설 연휴가 있었고, '새해전야' '미션 파서블' 등의 한국영화가 900개 관 이상으로 개봉했으나, 이들 영화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함에 따라 3월31일 개봉한 '자산어보' 이전까지 3월에 규모 있는 한국영화의 개봉이 없었다.


3월 한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규모 있는 한국영화 개봉작이 부족했기에 지난 2월과 비교해 이번 3월 한국영화 관객 수·매출액 감소폭이 컸다. 3월 한국영화 관객 수 점유율은 전월 대비 9.9% 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4.8% 포인트 감소한 12.0%였다. 2020년 11월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 여파로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지난 1월 7.8%, 2월 21.9%를 기록하는 등 침체국면에 머물러 있다.


반면 1, 2월 애니메이션의 쌍끌이 흥행이 3월 '미나리'의 흥행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영화 관객 수는 2020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17.9%(44만명 ↑), 전년 동월 대비 87.8%(134만명 ↑) 증가한 287만명이었다. 3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17.7%(40억원 ↑), 전년 동월 대비 111.0%(140억원 ↑) 증가한 266억원이었다.


겨울 방학 시즌인 1월 개봉한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개봉작 부족 사태 속에서 3월까지 장기 흥행에 성공했고, 제78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외국어영화상·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한 미국 독립·예술영화 '미나리'가 3월 개봉하면서 3월 관객수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속해 있는 한국상영관협회가 신작 개봉을 독려하기 위해 2월(직영관 1000원, 위탁관 500원)에 이어 3월에도 개봉영화(직영관 대상)에 대해 관객 1인당 1000원의 부금을 배급사에 추가 지급하면서 3월 개봉 편수도 증가했다. 3월 실질 개봉 편수는 전월 대비 7편 증가한 63편이었다. 이 중 한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4편 늘어난 21편이었고, 외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3편 증가한 42편이었다.


올해 3월 관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지만, 1100~1400만 명대를 기록했던 코로나19 사태 이전 5년 동안의 3월 관객 수 규모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유는 관객수 상승 국면 때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인데, 올해 3월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극적인 관객 수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극장 매출 급감을 이유로 2020년 10~12월 사이에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차례로 관람요금을 인상했고, 그 영향으로 3월 전체 매출액 증가폭이 관객 수 증가폭 보다 더 컸다. 2020년 3월 대비 2021년 3월 전체 관객 수는 77.5%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액은 이보다 21.5% 포인트 높은 99.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2021년 3월 평균 관람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1002원 증가한 9261원이었다. 올해 2월 평균 관람요금이 9235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월 평균 관람요금이 9000원대를 넘어선 이후 이번 3월까지 두 달 연속으로 월 평균 관람요금이 9000원대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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