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포자락' PD "'나혼산' 이후 새도전…덴마크서 한류 위상 실감"

요즘 일요일 오후 6시대 예능 격전지에서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단연 MBC '도포자락 휘날리며'다. 김종국 지현우 주우재 노상현 황대헌까지, 훈훈한 비주얼의 '도포파이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걸으면서 거리 곳곳을 런웨이로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 5인방의 덴마크에서의 케미와 활약이 주는 재미는 오랜만에 일요일 저녁 안방에 신선함을 안겼다. 

매주 일요일 오후 6시30분 방송 중인 '도포자락 휘날리며'는 K팝, 드라마, 패션,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한류 전령사 5인이 펼치는 옴므 방랑 여행기로, MBC '나 혼자 산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지영 PD가 연출을 맡았다. 황지영 PD는 '나 혼자 산다' 이후 선보일 차기 예능을 오래 고민한 끝에 MBC라는 지상파에서 선보일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의 예능에 대해 고민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황지영 PD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인기,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높아진 한류의 위상이 실감됐지만 "외려 국내에선 그 인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이러니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도포파이브'가 덴마크 한복판에 오픈한 K컬처숍에서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한류에 대한 대화는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새삼 놀라우면서 반가운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멤버 조합도 호평에 한몫했다. 리더 김종국을 중심으로 지현우 주우재 노상현 황대헌으로 구성된 낯선 캐스팅은 제작진에게도 도전이었지만, 이들의 브로맨스 케미와 '한국 알리기'에 진심인 활약이 재미를, 덴마크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힐링을 안겼다. 특히 '노상현 입덕 방송'으로 불릴 만큼, 노상현의 반전 매력이 시청자들을 더욱 예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새로운 예능 스타 발굴부터 코로나19 시국 해외 촬영 기획까지 쉽지 않았던 과정을 해냈다. 메인 연출을 맡은 황지영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도포자락 휘날리며'에 궁금했던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코펜하겐과 오르후스 주요 장소에서 K컬처숍을 열기 위한 허가를 받기 위해 현지에서 쉽지 않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을 것 같다. 제작진의 남다른 준비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현지 코디분이 가게도 운영을 하고 계신 분이어서 어떤 장소에서 촬영이 허가가 되고 안 되는지 잘 알고 계셨다. 시청자분들께 다양한 그림을 보여드리기 위해 장소를 다 옮겨가며 촬영했는데 모든 장소 촬영 허가를 다 받아냈다. 유럽은 공기관의 일처리가 빠르지 않아 쉽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다 사전에 허가를 받고 촬영을 진행했다. 

-시청자들이 호평한 부분은 K컬처숍에서 판매되는 물건의 퀄리티였다. 디자인부터 퀄리티까지, MZ세대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아이템들을 해외에서 선보인 점에서 호평을 끌어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할 때,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아이템들이 엄청 핫하다고 들었다. 방탄소년단 RM의 영향도 있었지만, 누가 봐도 사고 싶은 아이템들이 많더라. 과거 생각했던 기념품과는 전혀 다른, 젊은 친구들이 열광할 만한 퀄리티의 아이템이더라. 이 기획을 생각했을 당시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한류 콘텐츠가 너무나 인기가 많을 때였다. 드라마도 우리나라 것이고, 인스타그램에서 인기가 많은 아이템도 우리나라 것인데 외려 국내에선 그 인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이러니했다. 그런 것들이 '국격'이기도 한데, 국격이 많이 올라간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 했다. 여행 예능이란 프로그램은 많은데, 그 나라에 가는 것도 문화적 교류일 수 있겠지만, 어려운 코로나19 시국이 끝나고 의미있는 걸 해보면 좋지 않을까 했다. 그러다 K컬처숍 아이템들과 관련해 미팅도 진행하게 됐고, 좋은 취지에 응해주셔서 판매해볼 만한 아이템 리스트도 공유받게 됐다. 한국에서 젊은층이 좋아했던 물품들과 국내 수작업 물품들을 선별하게 됐고, 감사하게도 한국에서 파는 가격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덴마크는 워낙 물가가 비싸서 가격적인 부분도 고민했지만 비싸게 팔아서 남기려는 목적이 아니고, 한국을 더 알리고자 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고민 끝에 덴마크 가격 치고 싸다고 할 수 있는 가격으로도 책정하게 됐다.

-김종국 노상현은 판매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쉬운 설명으로 판매율을 더욱 높였다. 

▶두분도 뭘 알아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공부하고 준비하셨다. 그 뿐만 아니라 노상현씨의 경우 한복 입는 법부터 옷고름을 매는 법까지 배우러 갔다. 한복의 경우 조금이라도 잘못 입으면 안 입는 것만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배웠다. 포장법의 경우 쇼핑백이나 비닐봉지에 드릴 수도 있었지만, 정성이 들어간 매듭 하나까지도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봤다. 

-김종국의 경우 '런닝맨'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예상보다 더 많은 팬들이 찾아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판매에서 김종국의 진가가 빛났다. 

▶김종국씨는 아시아 지역에서 워낙 인기가 많고 입지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서양 사람들도 이름까진 몰라도 한국의 유명한 셀럽이란 것은 다 알 정도였다. 너무 많이 알아봐서 사진 요청이 쇄도했었다. 

-김종국은 도포파이브의 리더로서 판매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나. 

▶김종국씨는 이걸 꼭 팔아야겠다는 접근보다 자연스럽게 얘길 나누고 교류하고자 하더라. 토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것이고 '한국에 이런 물건이 있구나'라는 이미지만 줄 수 있어도 좋겠다 하더라. 촬영을 떠나기 전 가장 걱정했던 게 그간 해외에서 찍은 예능 중엔 우리나라 음식을 해외에서 나누는 게 많았는데, 음식은 다가가기 쉬운 반면 물건들은 과연 많이 사주실까 싶더라. 하지만 생각보다 손님들이 너무 많이 와주셔서 '기대 이상으로 이렇게까지 많이 팔아주시네' 했다.

-제작진이 실감한 한류는 어땠나. K팝부터 '기생충' '오징어 게임'까지 함께 한류를 만들어가는 제작진으로서 자부심도 느꼈을 것 같다. 

▶저만 해도 대학 시절 J팝, J드라마와 홍콩영화가 인기였다. 제가 학교 다닐 시절과 다르게 한국영화와 드라마, 예능,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한국어로 인사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손님들을 섭외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섭외는 절대 없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는 기본적으로 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어떻게 한국어를 하냐' 물으면 한국에서 유학을 했거나, 교환학생을 해봤다는 분들이 많더라.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구나 했다. 

-해외에서 한복을 입는다는 게 자칫 억지스러운 연출이 될 수 있었지만, 도포파이브의 피지컬이 좋아서인지 덴마크에서 한복을 입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명절 특집이 아닌 이상 한국에서도 예능에 한복을 입고 나오는 경우가 정말 많이 없지 않나. 출연진 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해외에서 한복을 입게 되면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우리가 한복을 입는 걸 눈치를 봐야 하지 생각도 들더라. 고민도 많이 되긴 했지만 K컬처숍을 운영하면서 전통 아이템을 팔면 유니폼을 맞춰 입을 텐데 그러면 한복을 입으면 좋겠다 했다. 그런데 덴마크 곳곳에서 한복을 입고 걷는 그림이 정말 예쁘더라. 제작진의 제안에 응해준 우리 출연자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덴마크 사람들이 한복을 스치면서 봐도 '뭐지?' '어느 나라 옷이지?' '곱네?'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과감할 수 있지만 밀고 나갔다. 

-'나 혼자 산다'를 5년간 연출한 뒤 처음으로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도포자락 휘날리며'는 예능적인 재미와 한국을 알린다는 취지까지 담아내 호평을 받게 됐는데, 이번 도전을 통해 연출자로서도 얻은 성취감이 컸을 것 같다. 

▶'나 혼자 산다'를 5년 하고 다음 프로그램을 뭘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요즘엔 플랫폼 상관 없이 콘텐츠를 정말 다양하게 소비하는데 MBC라는 지상파에서 선한 영향력을 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좋지 않을까 했다. 그래도 여전히 접근성이 제일 좋은 채널이지 않나. '한국 문화를 아는 외국인이 저렇게 많아?' '이런 아이템을 외국인도 좋아하네?'라는 인식을 조금이라도 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해외 여행지에서 한국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시청률이 꼭 높지 않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고 싶긴 했었다. 이걸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코로나19 시국 속 해외 로케이션의 준비가 진짜 힘들더라.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제작진에게 모험이긴 하지만, 앞으로 의미와 재미를 담아낼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즌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는데, 빅픽처가 궁금하다. 

▶시청자분들께서 조금 더 좋아해주신다면 시즌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방송되지 않은 회차가 남아있고, 촬영까지 준비가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보니까 다음 것까진 생각하고 있진 않다. 물건 뿐만 아니라, 도포자락을 휘날리면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다른 버전이 나올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오르후스에서의 여정이 시작됐는데, 남은 회차의 관전 포인트는. 

▶이제 마지막 판매를 앞두고 있다. 5월에 여행을 갔고, 방송은 7월에 시작했는데 이제 곧 9월이 된다. 그 사이에 시청자분들도 많은 궁금증이 생기신 것 같더라. 노상현씨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K아이템 판매 과정에서 갖게 되는 궁금증도 있으신 것 같다. 멤버들이 다같이 모여 근황도 얘기하고 회포를 푸는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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