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눈물"…박정민·임윤아·이성민이 만들 추석의 '기적'

범죄, 액션 장르 영화가 아닌 가슴 따뜻한 드라마 장르 영화가 스크린에 출사표를 던졌다. 추석 시즌 개봉할 영화 '기적'의 배우들은 영화가 줄 의외의 재미와 감동, 웃음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일 오전 온라인으로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 이장훈 감독과 함께 주연 배우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이 참석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의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88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의 신작이다. 

박정민이 극중 기차역이 유일한 인생 목표인 4차원 수학 천재 준경을 연기했고, 이성민이 무뚝뚝한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을 연기했다. 또 임윤아가 거침없는 행동파 준경의 뮤즈 라희를, 이수경이 친구 같은 준경의 지원군 누나 보경을 연기했다. 

'기적'의 배경은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시간적 배경은 1988년으로 복고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날 경북 봉화 출신인 이성민은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자신의 고향이라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배우를 해야겠다는 꿈을 가졌던 때 내가 살았던 곳도, '기적'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며 "배우가 되고 난 후에 고향 말로 연기할 기회가 없을까, 하는 꿈을 가졌던 곳이기도 한 그것이 현실로 다가온 작품이 '기적'이다, 운명처럼 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민은 "나는 딱 중경이 나이 때 중경이가 다닌 루트로 고등학교를 다녔다"며 "내가 살았던 곳이 그 동네여서 유심히 영화 소품이나 배경을 봤다, 중경이가 신고 있는 운동화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 당시에 그걸 신고 다녔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배우들은 모두 이 영화의 감동적인 시나리오를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꼽았다.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받아서 보면서 굉장히 눈물을 많이 흘렸다,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한 번 더 읽었는데 눈물이 나길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 같은 경우는 상황과 처지는 다르지만 누구나 꿈을 갖고 살텐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 항상 장애물이 있게 마련이다, 나 또한 그랬던 적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되고 중경이라는 캐릭터에 마음을 더 내어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꼭 그렇게 연기해야겠다 생각했다"면서 "내가 역할을 선택했다기보다는 나에게 준 축복같은 캐릭터를 잘 연기해야겠다 해서 연기헀다"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임윤아 역시 "시나리오 대본이 마음을 울리는 게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이거는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확신이 있었던 선택이었었다, 정말 이런 작품에 내가 참여를 하면 좋겠다는 의미가 가장 컸다"고 밝혔다. 

망설임없이 결정했던 라희의 선택이었고, 캐릭터적인 면에서는 라희가 굉장히 사라읏럽고 순수하고 귀엽고 당당한 면, 당찬 면이 있는 캐릭터인데 그런 부분을 제가 느꼈을 때 가진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제가 느낀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편하게 하려고 헀다. 

양원역이 최초의 민자 역사라는 사실 외 다른 부분은 모두 감독이 창작한 이야기다. 이장훈 감독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린 친구들이 꿈에 도전하고 부딪치고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아이들에게 너희는 꿈을 가지라고 말하고 우리는 손 놓고 있을 것인가?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어른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꿈은 혼자 실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영화의 기획 의도를 말했다. 

또한 그는 캐릭터들간의 관계에 대해 "영화 감독 되기까지 어려운 과정에서 가장 힘이 된 게 가족이었다, 라희라는 캐릭터가 동굴 안에 있는 중경을 밖으로 끌어내주는 역할이었다면 누나인 보경은 중경을 안에서 밀어주는 캐릭터이다"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박정민과 임윤아는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박정민은 영화의 출연을 망설일 정도로 고민했지만, 임윤아는 고등학생 역할을 해보지 않아서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박정민은 "처음에 미팅할 때도 내가 과연 이제, 더 이상,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말씀을 드렸었고 그런 것에서 상의를 많이 했었다"며 "감독님께 교실에 나오는 연기자들, 반 친구들, 운동장에 서 있는 반 친구, 학교 친구들을 모집하실 때 실제 고등학생을 모집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 괜찮을 수도 있다고 했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조회 때 맨 앞에 서 계신 분이 진짜 나이가 들어보이는 분이 오셨다, 50대 정도 돼보이는 분이었고 실제 나이도 있는 분이었다, 그렇게 옆에 분들의 나이를 나와 맞춰 주셔서 영화 보는데 무리 없에 도움을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박정민은 "내가 괜한 말씀을 드린 것 같다, 다시는 고등학생 역할을 하지 않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다시 웃음을 줬다. 

이에 이장훈 감독은 "처음에 정민씨에게 시나리오를 드리고 처음 만난 날, 정민씨가 거절하러 왔었다, 거절의 이유가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 제일 컸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그는 "나이가 내가 고등학생 역할 해도 되나, 시나리오는 좋고 너무 하고 싶은데 이걸 하는 건 아닌 거 같고, 전 작품에서 고등학생 역할 그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거 때문에 안 되겠다고 했었다"며 "그때 (박정민과)약속한 게 있다, 내가 무조건 우겨서 시킨거다, 박정민이 고등학생 역할을 한 것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모든 게 다 내 책임이다, 나 때문에 한 거다, 억지로"라고 말해 현장을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반면 임윤아는 "고등학생 연기를 해본 적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더 반가운 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지금과는 다른 시대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과거 캐릭터고 하다 보니 의상이나 소품이나 이런 부분에서도 더욱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도움 받을 요소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크게 부담감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정민과 임윤아는 극중 풋풋한 십대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박정민은 임윤아와의 호흡에 대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 빌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촬영 초반 분량을 거의, 영화상으로도 초반이었지만, 실제 촬영도 윤아씨가 초반이 많이 찍었다, 촬영 때 내가 촬영장에 적응하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한 박정민은 "평소 나를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은 아시는데, 내가 소녀시대의 굉장한 팬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꿈 같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윤아도 "나도 박정민씨 팬이었다"고 화답했다. 

임윤아는 박정민과의 호흡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근함, 편한 마음으로 대해주셔서 오히려 더 편하게 처음부터 촬영했다"며 "사투리라는 숙제가 공통적으로 있어서 그런지 초반에 적응해나가는 시기도 겪고 하다보니 더욱 더 편하게 가깝게 지내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티키타카가가 좋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고향이 봉화인 이성민을 제외한 배우들은 사투리를 소화해야 했다. 임윤아는 "우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영주 분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같이 예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었는데 '기적'에 나오는 사투리가 그때 들었던 사투리더라,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영주라는 배경이 나오기도 해서 나도 운명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본 적이 없어 사투리에 대한 부담 아닌 부담이 있었고, 첫 사투리 연기라 부담이 됐지만 그쪽 지역에 계신 다양한 분들의 음성을 녹음해 대본을 체크 받았었다"며 "녹음된 걸 들으며 대본 읽어보고 하면서 사투리를 익히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알렸다.

박정민에 따르면 임윤아의 사투리는 무척 자연스러웠다. 박정민은 "나는 아쉽게도 조상님이 영주 분이 아니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윤아씨는 가수라서 이런 사투리를 더 잘 따라하나, 싶을 정도로 음감이라고 할까 그런 것을 되게 잘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성민)선배님이 (임윤아의)사투리에 대해 굉장히 신뢰를 보내주셨다, '리얼 네이티브 스피커인데' 하면서 윤아씨가 하는 걸 보고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 굉장히 부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상북도 사투리가 경상도 말 같기도 하고 강원도 말 같기도 했다며 유튜브에서 사투리 경연대회 영상 등을 찾아보고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현장에는 안동 출신의 사투리 선생님이 있어 이성민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의 사투리를 지도했다고. 

이수경은 이번 영화의 히든 카드다. 동생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누나로서의 섬세한 감성을 보여준 그는 "나는 막내라 동생이 있어본 적이 없는데 동생이 있으면 이렇게 해줬을 것이다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민)오빠와 특히 친하게 지내면서 오빠와 남매 사이에 장난 치는 애드리브도 많이 섞고 그랬다, 연기하는 데서 오빠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장훈 감독은 전작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도 일본 원작 못지 않은 섬세한 연출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착하고 따뜻한 영화를 연이어 만든 것에 대해 "어떻게 하다보니 이런 이미지로 살게 돼 불편 한 것도 많고 밖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집에서 힘들어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기적'과 같은 영화를 만든 것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너무 좋아하는데 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현실이 힘들다 보니 현실에서 만족하고, 행복을 찾는 것이 유행처럼 된 세상이다,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많은 경험을 하고 도전을 해본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충분히 맞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까지 그런 생각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저는 별로 기분이 안 좋더라, 그래서 적어도 누군가는 '꼰대' 소리를 들어도 현실 감각이 없다고 얘기하더라도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이야기를 했다"고 다시 한 번 영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꿈을 갖고 부딪쳐 보고 실패도 하고, 이런 실패를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어른들이 이런 아이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역시 '기적'이 요즘 같은 시기에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박정민은 특히 "'기적' 같은 영화를 오래 보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우리 영화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착하고 따뜻하고 가슴 울리는 영화를 본지 꽤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장르물에 취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마침 추석에 이런 영화가 개봉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나, 우리'에 취해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기적'이라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취해 있었다, 이 영화를 너무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영화를 같이 하고 있는 동료들이 이 영화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그때 영화를 찍으며 느낀 감정과 추억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며 "그때 우리가 사랑한 영화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임윤아는 "'기적'에는 남다른 애착이 있다, 사랑하는 영화를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꼭 봐주시길 바란다"고 했고, 이수경은 "추석에 안성맞춤인 영화다, 정성을 쏟아부은 영화이니 그 정성을 마음껏 즐기고 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성민은 "어제 시사를 조용히 가서 봤다, 놀라운 기적을 경험했다, 나도 모르게 실룩거리는 안면 근육을 느꼈고, 나도 모르게 전해오는 진한 감동, 눈물이 있었다"며 "이 영화 보시면 그런 기적을 경험하실 것이다"라고 자부했다. 

한편 '기적'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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