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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조] 미주한인동포사회 정신건강 현황에 대해

한인 제이 조(Jay Cho)씨가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정신건강과 관련된 칼럼을 싣습니다조씨는 워싱턴대학(UW)에서 행동과 정신건강’(Behavioral and Mental Health)으로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조씨는 현재 워싱턴주 최대 시니어센터 가운데 한 곳인 노스쇼어 시니어 센터에서 프로그램 운영담당을 하고 있으며 밀크릭시니어센터 소장도 맡고 있습니다이와 더불어 지난 2008년 설립된 한인무료진료기관인 코너스톤(대표 변재준)의 사무총장도 맡고 있습니다. [편집자 註]

 

미주 한인동포 사회 정신 건강 현황

 

코로나팬데믹 미국인들 정신건강에 큰 영향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은 정신건강 장애가 미국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건강 문제에 속한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이었던 시절에도 정신 건강은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던 주요 도전 과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후 미국 약물 남용 및 정신건강 서비스국(SAMHSA)에서 운영하는 재해 재난콜센터(Disaster Distress Helpline) 통화량이 평소 대비 340% 정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현재 미국민들의 정신 건강문제는 심각한 상황 및 도전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팬데믹에 따른 미국민들의 정신 건강 장애 상황은 사회경제 전반적으로 그리고 개인 일상과 삶에 예상보다 훨씬 큰 위기 상황을 가져 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경제적인 타격뿐 아니라 일상 사회 생활에도 심각한 상황을 가져 오고 있습니다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기된 생계 유지를 위한 긴장과 생존 경쟁으로 인해 미국 사회는 분열ㆍ외국인 혐오ㆍ인종 차별ㆍ소요ㆍ갈등ㆍ폭력 사태 등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미주 한인들 아시안중에서 소득 낮아

 

그렇다면 미국에 이민 와서 살고 있는 한인들의 정신건강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에서 아시안 이민자들에 대한 건강 관련 연구 보고서와 자료들은 안타깝게도 별로 없습니다왜냐하면 미국 의학 통계상에서 1990년대 후반까지도 아시아인 이민자들에 대한 인종적 분류특히 세부적으로 아시아 어떤 나라 출신인지즉 한국 이민자들에 대한 분류가 따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시안 이민자들은 2010년대 까지도 ‘Asian and Pacific Islanders’라는 분류로 되어 있었습니다지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온 모든 이민자들을 이 하나의 분류 아래로 집계를 했던 것입니다.


미국 정부 기록에서 인종 분류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의료 산업계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가져오게 되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민자로서 UW 사회복지학 대학(School of Social Work at UW)에서 행동과 정신 건강 분야 전공으로 석사 과정 중 매 학기말 시험이나 졸업 논문 작성 때 미주 한인들에 대한 정신 건강 자료들이 무척 제한적이고 한정적이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3년도 4월 퓨리서치(Pew Research Center)에서 “The Rise of Asian Americans” 라는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사실상 미국 역사 이래 아시안 아메리칸들에 대한 가장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6개의 주요 아시안 국가들(한국인도중국필리핀베트남일본이민 사회에 대한 통계 자료 보고서였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 이민자들은 6개 아시안 이민자들 가운데 세대 평균 소득이 가장 최하위였으며빈곤율도 6개 국가 이민자들중 베트남과 함께 최하위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인 노인층의 빈곤율은 최하위였습니다이런 여러 가지 통계 수치를 통해 실질적인 한인 이민 생활의 현황과 수준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주 한인들 자살률도 높아

 

이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만 한국은 2003년도부터 전통적인 자살 국가로 유명한 일본을 제치고OECD 국가 가운데 줄곧 독보적인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단 2018년도에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하여 1위에서 물러 났다가 그 다음해 다시 1위로 복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주 한인 사회도 같은 현상이 보고 되어 있습니다. 2017년 발표된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에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미주 한인의 자살률은 3.7% 로 타인종즉 백인 평균 1.8%보다 훨씬 높으며 그리고 자살자의 숫자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또한 한인 이민자 성인중 자살 충동 비율은 13%로 미국 평균치 9.6%보다 훨씬 높습니다.


특히 미주 한인 사회 자살은 노년층 자살그리고 중년 후반대 남자층또한 젊은 여성 층의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여기에는 정말 안타까운 배경이 있습니다이 또한 다음 기회에 따로 깊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LA 카운티 한인 성인중 이 같이 정신 치료가 필요한 경우실제로 치료를 받은 비율은 17%에 그쳤습니다

미국 성인 전체 평균을 보면 정신 치료 대상자중 약 60% 가 치료받았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한인 이민자 가운데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분들이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납니다.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은 ”한인들은 우울증가정 폭력가정 및 직장에서의 갈등언어 소통이 불편한 이민자로서 막연한 강박 관념그에 따른 피해 의식 및 불안증 등 숨겨진 문제가 너무나 많은데 도움을 구하지 않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연방 정부주정부카운티 건강국에서도 이에 대한 많은 지원 및 도움이 가능하니 주저 말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LA카운티 정신 건강국은 적극 권유했습니다

 

워싱턴주도 당연히 그런 지원과 도움이 다 가능합니다물론 여기에는 당연히 한국어가 가능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정신 건강 상담가치료사가 극히 제한적인 것은 현실이라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인디언 문화한국과 너무나도 흡사해

 

저는 지난 2년 동안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을 치료하는 Seattle Indian Health Board 병원에서Mental Health Therapist로서 일하였는데 미국 원주민들의 현실은 무척 척박하며 상당히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그래서 많은 미국 원주민들이 만연된 정신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문화는 우리 한국 문화와 너무 흡사하고 삶과 인생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이들도 우리처럼 태어나면 몽고 반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은 일반 다른 미국 병원에 비해 시설도 열악하지만 찾아오기도 힘든데도 불구하고타주에서 조차 많은 미국 원주민들 그리고 심지어는 다수의 미국인들도 (그들의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되는데도)찾아 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이 병원에서는 실제 진료와 치료에 미국 원주민 문화를 근본 바탕으로 하는 그런 문화적 접근 방법을 적용하여 환자들 대하고 치료하기 때문이었습니다개인마다또 그 개인이 속한 지역 사회마다 그들 고유의 문화가 있고그 문화를 존중한 접근이 환자 치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민자들에게는 특징적인 공통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습니다특히 비영어권서구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안계 이민자들은 더욱 더 그 스트레스의 강도가 깊고 크며 마치 만성적인 지병처럼 항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도 매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한인들 영어구사 능력으로 인해 일상 스트레스 받아

 

인제대학교에서 발표한 한인 이민자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조사 연구를 보면 가장 큰 스트레스는 영어 구사 능력으로 인한 일상 생활에서의 소통 능력그리고 서구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만성적인 즉지속적인영어로는 underlying stress로 이민자들의 마음 저 밑바닥에 매일 흐르고 있어 마치 평소에는 깨닫지 못하고 지내다 마치 고무줄이 늘어질 대로 늘어지다가 결국에는 어떤 순간이 그냥 끊어져 버리는 것처럼 스트레스와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예상치 못했던 극단적인 행동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비영어권비서구권 문화 출신의 이민자로서 스트레스 분출이민 생활의 외로움언어 장벽소수 민족 및 인종 차별 등 이민 사회의 특수성에 따른 정신적 불안 상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이를 방치하다가 결국에는 극단적인 행동과 신체적으로도 건강의 파국적인 종말(치매뇌졸증심장마비공황 장애 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우리들의 기분감정생각을 조정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가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뇌안에 있습니다뇌안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들이 각각의 곳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면서 우리의 모든 기능과 감정 등을 조절해 주는데 즉 뇌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특히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뇌안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생기는 질병이 바로 각종 정신 질환입니다.

개인에 따라 또 처한 환경에 따라 스트레스긴장감불안감 등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정도의 차이각각 반응 차이에 따라 표현 양상은 각기 다릅니다

정신 의학계에서 보는 질환의 큰 두 가지 증상을 분류하면 정신관계 증상(조현병망상 장애 등)과 신경관계 증상(우울증불안 장애 등)이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일상적인 이민 생활에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신경 관계 부문에 집중하려 합니다.


정신 관계 증상에 대해서는 나중에 요청이 있을 경우 그때 또 따로 다루겠습니다.

 

한인들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오해와 편견있어

 

안타깝게도 정신 질환에 대한 인지와 편견은 아시아 문화권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생각됩니다그것은 아까 언급한 한국 및 미주 한인 사회의 자살률이라는 극단적인 통계치로 드러납니다.

자살률도 세계 최고이지만 항우울제 처방률도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정신 건강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즉 모르니까 바로 옆 내 가족 중에서 나타나는 징조도 모르고 또 모르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이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우선 많은 미주 동포분들이 정신 건강 전문 서비스에 대해 상당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번 기고문에는 정신 건강 전문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정신 건강 전문 서비스를 통해 많은 정신 질환들은 대부분 약물 치료 없이 상당한 진전과 회복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결과는 이미 수많은 자료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물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습니다정신과 외래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주로 항우울제항불안제로서 마치 감기몸살두통에 해열제나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과 똑같습니다항정신병에 사용되는 약물과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미국인들이 마치 헬스센터 개인 트레이너를 만나는 것처럼 정신 건강 전문가를 주저없이 편하게 만나고 하는 이를 거리낌없이 오픈하는 문화를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으나 사실 미국도 불과 몇십년전 만해도 정신 질환은 광기나 실성과 동의어였고 정신치료시설은 감옥과 다름이 없었으며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악령또는 마녀 같은 존재로 여겨질 정도 였습니다.


꼭 정신 질환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거나 또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스트레스좌절분노 등을 혼자 겪지 마시고 정신 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유합니다.


이제 워싱턴 주는 대부분의 일반 의료 보험에는 정신 건강 서비스가 다 포함되어 있으며특히 워싱턴주 메디케이드(애플헬스)를 가지고 있거나메디케어가 되시는 노년층 분들은 정신 건강 서비스가 주치의의 referral 없이 보험에서 커버될 수 있으니 보험 회사에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이번 글을 마무리 하면서 UW에서 정신 건강 전공으로 석사 과정중 논문을 쓰다가 참고한 보고서에서 읽은 가장 기억에 깊게 남은한인 이민사회를 묘사한 한구절을 나누어 봅니다.


미주 한인 이민자들은 국 솥에 담가져 있는 국물 위에 떠 있는 한방울의 기름같다다른 물과 함께 있고 함께 공존하고 있지만 국으로 녹아 들어가지 않고 절대 섞이지 않고 그냥 떠있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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