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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21 17:28
희대의 특종을 잡아낸 직업의식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665  

권선영 화가(S미술학원 원장)

희대의 특종을 잡아낸 직업의식

"1974년 2월의 어느 날 당시 서울신문 기자로 재직시 남녘의 봄을 취재하기 위해 봄이 제일 먼저 오는 경남 통영으로 출장 길을 떠났다. 그땐 고속도로가 경부선뿐이었고 남해안은 거의 여객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기에 부산에서 통영행 여객선인 엔젤호에 승선했다

당시 엔젤호는 이태리에서 수입된 한국 최초의 쾌속 공기부양선(선체가 물위에 떠서 날아가는 시속 35노트)나는 여객선이었다.


통영 취재길에 바다에 뒤집힌 대형 선박을 찍다


엔젤호가 통영항 도착 5~6분을 남겨둔 채 갑자기 멈춰 섰고 승객들은 놀라 주변을 살핀다.

엔젤호는 쾌속선이라 창문 유리에는 파도가 튀어 바깥쪽 바다가 선명하게 보이질 않았지만 희미한 유리창 너머로 대형 선박이 바가지처럼 뒤집힌 듯한 물체 위에 몇 사람이 기어오르는 장면이 얼핏 스쳐갔다

순간적으로 사고이구나라는 직감에 호주머니에서 소형 카메라를 급히 꺼내 파도에 얼룩진 유리창에 대고 엎어진 바가지모양의 선체를 향해 한 컷의 셔터를 눌렀다. (기자의 직분상 출장 시에는 항상 포켓에 들어가는 소형카메라를 휴대했음)

엔젤호는 갑판으로 나갈 수 없도록 설계된 선박이라 밖으로 나가 촬영할 수 없었으며 엔젤호는 1~2분 멈췄다가 통영항으로 그대로 운항을 시작했다

비상상황은 이때부터 발생. 통영항으로 막 들어올 때쯤 경찰 경비정, 세관경비정 등 3~4척의 경비정들이 요란한 싸이렌소리를 내며 통영항에서 달려 나오는 것이다

아차 이게 큰 사고구나싶어 통영항에 도착해 서울신문 통영주재기자에게 연락해봤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통영기자들도 사고를 모르고 있었던 실정이었고 10분쯤 뒤에 연락이 왔다

좀 전의 그 현장은 해군신병 300여명을 태운 해군군함이 전복된 현장이라는 것이다. 당시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해군신병 300여명이 해군군함 YTL정을 타고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렬사를 참배하고 통영항을 나오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통영항으로 물위를 날 듯 달려오는 엔젤호가 보이자 어느 누군가가  “저기 엔젤호가 온다라고 소리치자 따뜻한 봄날을 맞아 군함 갑판 위에 있던 해군 신병들이 엔젤호를 보기 위해 갑판 한쪽으로 우루루 몰려드는 바람에 배가 복원력을 잃고 순간적으로 전복되었다는 것이다

159명의 아까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대형참사

(경찰조사결과) 이 때문에 159명의 아까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엄청난 대형사고였다. 당시 엔젤호가 현장을 지날 무렵은 그 해군군함은 전복된 직후였기 때문에 그런 대형사고 인줄은 몰랐다는 게 당시 엔젤호 선장의 이야기이다.

나는 통영항에 도착한 후 이 한 컷의 사진이 역사적 현장보존이 될 수 있는 희대의 특종이라는 것을 알고 흥분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오로지 이 한 컷의 사진이 희미한 유리창을 통해 찍은 악조건에서의 한 컷이기 때문에 과연 사진으로 재현될 수 있을까? 하는 엄청난 걱정이 앞섰다.

당시는 모두 흑백필름의 사진이기 때문에 필름현상의 기술에 따라 사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 악조건에서 무의식적으로 눌린 한 컷이라 촬영노출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필름현상에서 살려야 되었다

정상적인 현상으로는 사진이 안될 것이므로 통영의 한 사진관을 찾아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암실을 빌렸고 내가 직접 필름현상작업을 시도했다

일반적으로 7분이면 되는 현상작업이 10분이, 20분이 지나도 암실에서 사진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30분쯤 되었을까 희미하게 그림형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혼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특종사진 찍었다고 서울본사에는 보고했고 본사에서는 신문마감 시간 때문에 빨리 보내라고 야단들이고 결국 필름현상에 성공하여 급히 부산지사로 공수되어 서울 본사에 도착되었다

바다에 뒤집힌 채 3~4명의 수병이 뒤집힌 배위로 기어오르는 특종사진은 서울신문, 조선일보 등 한국의 주요 일간지 모두 1면 톱에 게재되었고 외신을 타고 전세계 언론에 공급되었으며 역사의 자료로 남게 되었다."

크기변환1_watercolor painting by Sunyoung.JPG



위의 사건은 필자의 부친이 들려준 특종 이야기
 
위의 사건 내용은 1974 2 22, 오전 11시 경상남도 통영(당시 충무) 앞바다에서 해군 예인정 (YTL)이 침몰해 해군과 해양경찰 훈련병 159(해군 109, 해경 50)이 숨졌던 대참사였습니다. 전시가 아닌 평시 해난사고 중 세계 해군 사상 가장 많은 인명 손실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어 대한민국 해군 역사상 최고의 수치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필자가 겪은 내용은 아니며 필자의 부친이 전해준 현장 내용입니다. 이 특종사진으로 당시 서울신문 특종 1급상과 그 해 한국보도사진전에서 은상을 받으셨습니다. 사진 상태가 흐려 금상을 놓쳤다며 진지한 미소로 그 때 상황을 전해주시던 부친의 모습이 기억됩니다.

그리고, 인간생활에서 누구에게나 기회라는 행운은 몇 차례 오게 마련이고 그 기회를 지혜롭게 잡는 생활의 자세가 필요하고 그 기회를 잡았을 땐 최선의 노력을 다해 기회를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강조해주셨답니다.

그때 그 순간 현장을 지난 것은 행운의 기회이고, 그 기회를 본능적으로 놓치지 않고 찍은 것은 평소의 지혜이며, 악조건의 필름을 현상해서 살려낸 것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셨었지요.

자기 본분에 충실하면 기회가 오고
기회가 왔을째 잡으려면 부지런해야


결론은 특종을 했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 본분에 항상 충실하면 기회가 온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기자의 본분으로 한 컷 찍은 것이 이렇게 큰 사건이었을 줄이야 그리고 만약 그 필름을 일반 사진관에 맡겨 현상시켰더라면 100% 실패했을 것이라고….

기회가 지나갈 때 그것을 잡을 수 있는 자는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게으른 자는 실행력이 떨어지기에 어떤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인지조차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생활 속에서 작은 실행력을 연습해 나가야 어떤 게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인지 알게 되고 잡을 수 있습니다

끝까지 부딪치고 고민을 쌓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으로 인생을 대하는 자세는 쉽지는 않지만 인생에서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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