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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13 15:37
지니고 있는 인격만큼 바라봅니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506  

권선영 화가(S미술학원 원장)


지니고 있는 인격만큼 바라봅니다

매사추세츠 태생의 미국 인상주의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차일드 하삼(Childe Hassam)은 1883년 전통 인체 드로잉과 정통화법을 배우고자 프랑스로 건너갔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보자르(Beaux-Arts: 프랑스 미술대학과정) 의 전통성 있는 기법도 아니고 주변의 사실적인 묘사력을 위한 정확한 렌더링 기법을 배우는 것이 아닌, 당시 프랑스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색채에 매료돼 그것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어떠한 대상을 그리고 묘사하는 것보다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중요성을 부여하며 보스톤과 뉴욕의 모습을 그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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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일드 하삼의 유화작, '비내리는 자정'> 

“창조성은 그들이 경험했던 것을 새로운 것으로 연결할 수 있을 때 생겨나는 겁니다. 그러한 능력은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경험을 하고 그들의 경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가지게 된 것이지요. 불행하게도 이것은 매우 흔치 않은 일입니다. 컴퓨터 업계에 있는 대다수는 다양한 경험이 부족합니다. 연결할 만큼의 충분한 점을 갖지 못했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숲을 보지 못하고 일차원적인 해결책만 제시할 뿐입니다. 경험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야 더욱 훌륭한 디자인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Steve Jobs: The Next Insanely Great Thing 


우리는 인간이기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Making/Creating something out of nothing) 상황은 불가능합니다.  ‘유’에서 ‘ 또 다른 유’를 만들어가야지 ‘유’에서 ‘똑 같은 유’를 복사해가는 것은 창의력이 아니지요. 

스티브 잡스가 남긴 그의 철학을 보면, 경험들에 의한 생각의 집중력 있는 전환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가 언급한 ‘일차원적인 해결책만 제시’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격을 쌓아가며 자신을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모방이 창조의 시작이라지만 모방에서 끝나는 것이 창조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의 깊은 고뇌와 분석이 필요하며 혁신을 위한 조합의 특이성이 필요합니다.

미술관내에서 이젤을 펴고 명화를 직접 바라보며 똑같이 복사하고 있는 미술학도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촬영은 금지된 곳이 많더라도 손으로 직접 모사하는 것에는 관대하다는 이유는, 그 명화들을 모사하면서 원작의 색채와 구도 그리고 그림의 분위기를 익혀가고 연습해가는 과정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명하게 알려진 작품이 아니라고 본인의 이름을 건 작품 속에다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작가의 작품 이미지나 아이디어를 복사를 한다거나, 전문 가수로서 다른 가수의 곡을 표절한다는 것은 영감(inspiration)의 범위를 벗어난 정직(integrity)의 기준을 논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1)최근에 겪어본 한 가지 일화를 예를 들어봅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싶지만 사교육의 금전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과외교육인지라 재능은 있지만 기회가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서 포트폴리오반 수업전액면제 장학생 선발을 했었습니다. 

지원자들 가운데 한명을 선발하였고 시간적인 제한이나 여건을 따지지 않고 그 학생의 좋은 대학입학 전형에 힘쓰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여러 대학들로부터 고액의 장학금과 함께 학격통지편지를 받을 수 있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이 과거에 다녔던 모 학원에서 그 학생의 입학결과를 광고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과거에 배웠던 학생이라도 떠난 학생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미국 미술대학입시에서 포트폴리오는 치열하며 핵심입니다. 심혈을 기울인 그 포트폴리오 완성으로 이룬 한 학생의 입학성적이 타학원의 입시성과로 광고된다는 것은...

전학간 학생의 입시성과를 예전에 다녔던 제자라고 학교 대문에다 플랭카드를 거는 경우를 상상할 수 있겠지요. 경우를 무시한 상황을 돌아보며 어쩌면 내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라는 교훈이 아닌가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2)순수성을 강조해야할 학생들의 미술대회에서 수상에 집착하여, 혹은 전문작가로서 본인의 창의성에 한계를 느끼며 다급한 마음에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인용하여 본인의 그림인양 소화(?)해 낸다는 것은 자신들만의 창작 활동을 마음껏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파괴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을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도, 그림을 가르치는 지도자 입장에서도 어디까지가 양심을 보존할 수 있는 창작활동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그 어떤 테크닉과 표현력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믿습니다. 

필자가 수년동안 한국에서 대학입시과정과 대학생활을 거치면서 ‘경쟁’과 ‘갈취’라는 숨막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저런 사건들을 겪어 보고 왔습니다. 

타학원의 정보를 캐내기 위한 위장(?)식 상담은 가벼운 장난으로 넘길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수많은 전공분야들에 따른 훌륭한 대학들이 널려있는 미국에서까지 특히 한인사회 속에서는 이런  경쟁과 갈취를 답습하기보다는, 학생들이 더욱 순수하게 그들의 야망과 생각을 펼쳐갈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양심을 잃지 않으면서 양질의 솔선수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봄의 절정에 접어 드는 시간 속에서 차일드 하삼의 작품은 현재의 계절감과는 무관한 칙칙함과 아련함 그리움마저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 바쁜 마음을 그림 속에 동화시켜가면서 한가닥, 두가락… 엉켜진 실뭉치를 한가닥씩 풀어가듯 긍정적인 바램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자정속으로 달려가고 있는 마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눈물이 핑도는 듯한 감수성에 젖어들게 하기도 합니다. 

대상을 뛰어난 기술로 꾸미고 묘사하는 작가가 아닌 어떠한 극단적인 삶의 모습에서도 스스로의 의도적인 마음의 여유찾기 연습을 계속해 나가며 집중력과 추진력을 놓지 않는 것이 진정한 예술가의 자질이라 생각합니다. 

목적을 이루기에만 연연한 1)과 같은 자세도 아니고, 남에게 어떻게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다보면 2)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진실이 담긴 본인의 주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차일드 하삼의 작품들은 그 당시의 아카데믹한 테크닉을 무조건 모방하지 않은 혁신적인 선택의 결과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차일드 하삼이 선택한 그들의 삶은 1)과 2)가 배제된 예술가적 자질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진정한 '예술가' 라고 불려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필요없는 잡념들, 쓸데없는 기대치들, 허망된 욕심들… 이 모든 것들을 시원하게 털어 낼 수 있는 군더더기 없는 진실과 집중력있는 포착력이 있어야만 예술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 아침 햇살이 창을 통해 펼쳐 들어오면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 또한 펼쳐지는 햇살 마냥 화사함으로 가득해져갑니다. 우울함을 멋으로 부리는 듯한 겨울의 날씨에서 하늘의 구름빛마저도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오는 봄햇살의  묘한 감정의 연상작용을 경험해가면서 이 곳의 햇살은 귀한 보배와도 같다는 생각을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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