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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10 02:49
[김상구 목사 장편소설] 끝나지 않은 전쟁(욕망의 전차-10)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817  

김상구 목사(전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담임/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끝나지 않은 전쟁(욕망의 전차-10)


상수는 이 여인을 대천에 있는 한 병원으로 싣고 갔다. 
상수는 이 여인의 이름도 성도 몰랐다. 그래서 병원에서 기록하라는 서류에 환자의 이름을 김상옥이라 적었다. 김상옥은 상수 누나의 이름이다. 상수는 경란의 주소도 상옥이 누나의 주소를 기록했고 보호자 이름에 김상수, 자신의 이름을 썼다. 

병원에서 경란의 병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독극물을 먹고 자살하려고 한 것 같다는 것이 의사의 말이었고 경란이 먹은 독극물이 어떤 것인지는 특수 검사해 보아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검사는 자기의 병원에서 할 수 없고 큰 병원으로 보내서 해야 한다고 했다.

심장 박동 수나 체온 상태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보아 큰 위험 상황은 벗어났으니 하루 입원시켜 상태를 보자고 했다.

김경란은 실종자로 전국에 수배명령이 내려져 있었지만 이 대천 병원에 입원한 김 경란은 김상옥으로 입원해 있으니 찾아지지를 않았다.

이렇게 병원에서 2일을 지내도 경란, 환자 이름, 김상옥은 의식이 돌아오질 않았다. 입원 후 제 3일 째 경란은 잠시 정신이 났고 잠시 일어나 앉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경란의 눈동자는 초점이 흐려진 채 그냥 있었고 이름도 몰랐고 나이도 몰랐고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못했다. 

상수는 이런 경란을 해변 가 동숙의 집으로 옮겨 왔다. 정신을 잃고 있던 경란은 동숙의 집에 온 후 조금씩 그 의식이 분명해졌다. 

경란은 자신이 누워 있는 방을 천천히 살펴본다. 전혀 모르겠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왜 여기 있지?> 

전혀 모를 일이었다. 경란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자신의 집이 어디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경란은 자기의 입술에 미움을 수저로 떠 넣어주는 상수가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정신이 드는군요. 그래 댁은 누구시죠?”

“--------”

“어디에 사는 누군데 해변에 쓸어져 있었지요?”

“--------”

지금 경란은 자신이 모르는 어떤 남자가 자신을 향해 무엇을 자꾸 묻고 있는데 정말로 경란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경란은 기억을 다 잃어버린 것이다. 경란이 실종 된 것이 아니라 경란의 기억이 완전하게 실종 된 것이다.
 
 
10.  욕망의 전차
 
상수는 경란이 기억을 상실한 사람임을 알고 경란의 얼굴을 사진으로 찍어 경란의 연고자를 찾는 신문 광고를 냈다. 신문에 광고를 낸 그날, 경란의 남편 조덕배가 의사를 대동하고 조진호 검사와 함께 상수의 집, 동숙의 집으로 경란을 찾으러 왔다.

상수와 덕배가 만났다.

“아니 당신은 조 덕배--.” 

“아니 거기는 한탄말 구장댁 김 상수--.”

둘은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바로 상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덕배는 상수를 통해 경란을 모래사장에서 발견한 자초지종을 다 들었다. 덕배와 함께 온 의사가 경란을 검진했다. 경란은 모든 기억을 상실하여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고 했다.

“조덕배 너는 한탄말에서 6 25사변 끝에 죽은 사람으로 다 알고 있어. 그런데 니가, 자네가 이렇게 살아 있구 또 이 여자의 남편이라니 이게 원--.”

상수는 덕배와의 이런  만남이 참으로 엄청난 인연이라는 생각을 한다.

“상수야. 난 구장님 은덕을 입어 서울에서 아주 잘 살구 있어. 상수야, 이제 나는 너를 그냥 안 보낼거야. 조 검사, 이 어른께 인사드려라. 나와 우리 집의 은인이시다.”

조 검사가 상수에게 큰 절을 한다.

덕배는 상수와의 만남이 경란을 찾은 것만큼 기뻤다. 덕배는 상수를 만나서 경란이 기억을 잃어버린 슬픔을 잠시 잊어버렸다.

상수는 덕배가 이끄는 힘에 반 강제적으로 덕배의 차를 타고 경란의 집, 곧 덕배의 집 양재동의 진호빌딩으로 함께 온다.

경란은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을 한다.

그날 밤 덕배와 상수는 맥주 대신 한탄말에서 함께 마셨던 막걸리를 마시며 밤이 새도록 옛날을 이야기 한다.

덕배는 6 25때 상수네 집에서 부상단한 인민군 중위 김경란을 보쌈을 해서 큰 절재 앞, 행상바위 밑 호랭이 굴에 숨기고 치료한 일, 그래서 거기서 경란과 부부의 연을 맺은 일, 서울로 도망 와서 영등포 시장에서 지게 짐을 지며 살다가 구장님이 주신 돈으로 말죽거리에 땅을 산 일, 그래서 그 땅 값이 올라 이렇게 잘 살게 된 모든 일을 다 말한다.

“상수야, 너 옛날이나 지금이나 욕심 없는 것 뻔해. 그래두 이제 집을 생각해야지. 형수님(상수의 부인을 덕배가 이렇게 불렀다) 생각두 해야지. 애들 다 장가 시집 갔어두 어려운 자식 있으면 내가 돌봐 줄거야. 내가 구장 어른께 생명의 은혜를 받았고 물질의 은혜를 얼마나 받았는데--”“암, 이 은혜를 모르면 나는 사람도 아닌기여.”

막걸리 술에 얼근하게 취한 덕배는 다시 구장 어른에 대한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
 
경란은 병원에서 더 치료할 수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와 시간이 고쳐주길 바라며 생활한다. 경란은 과거를 다 잊었지만 다시 식구들과 살면서 식구들과의 관계를 하나하나 정리한다. 

<내 이름은 김경란, 조덕배의 아내, 조진호 검사 큰 아들, 조경배 대위 작은 아들, 조경숙 내 딸> 이런 식으로 학습된 지식을 늘려간다.

경란을 직접 특별하게 보살피는 일을 상수의 부인이 살뜰하게 해준다. 상수의 둘째 아들 김 한용은 직장을 잃고 있었지만 덕배가 불러서 진호빌딩 관리실에서 빌딩 수리와 관리를 담당하는 일이 맡겨진다.

상수는 여전히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에 불려 다니며 도덕경을 강의하고 무 농약 무 비료 농사법도 가르친다. 

덕배도 함께 지내던 소실을 큰돈을 주어서 내보내고 집에 들어와 경란을 열심히 보살핀다. 모두가 안정 되어 가지만 전국에서 사건마다 설쳐대는 간첩들은 계속 조진호 검사를 괴롭힌다.

노력 끝에 한 명의 간첩을 잡고 보면 그 외의 접선은 차단되어 더 그 뿌리가 캐내지지 않는다. 조진호 검사는 이영철(송연자)이 분명히 모든 남파 간첩의 머리로 거물급이란 확신을 가지고 그 꼬리를 밟으려고 온 수사력을 다 동원한다.

<꼭 내가 잡는다. 나는 네 지문을 가지고 있고, 나는 네 DNA를 가지고 있다. 제발 어디 조그만 사건에라도 걸리거라 제발.>
 
이렇게 또 한 해가 간다. 

1983년.

전두환 대통령 치하의 한국 경제는 잠시 어려운 듯 했지만 다시 성장 동력을 얻어 계속 성장하여 년 경제성장율 10%를 위로 돈다. 땅 값,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아파트는 사고 나면 또 오르고 그래서 얼마를 지나서 팔면 수 천만 원 수억씩 재미를 본다. 정치야 어찌됐던 서민들은 삶이 풍성해져서 음식점들마다 술손님들로 집집이 만원이다. 돈들이 여기저기서 풍성풍성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땅 투기가 성행하고 한 사람이 아파트 수 십동을 사고파는 복부인 패거리도 생긴다.

많은 산이 파 헤쳐져 골프장이 만들어 진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연휴 때는 해외로 골프를 치러가는 사람들이 공항에 북새통을 이룬다. 

사람들마다 태국으로, 대만으로, 중국으로, 필리핀으로, 미국으로, 유럽으로 기회 닫는 대로 여행을 한다. 저들은 외국까지 가서 그 잘난 돈 자랑을 하며 기고만장하게 거만들을 떤다. 

바로 어저께까지 모두들 아주 처참하게 가난했었고 모두들 보리 고개를 넘느라고 허덕거렸는데 언제 부터인가, 이런 기억들은 새까맣게 다 잊어버리고 오늘을 거만으로 거드럭댄다. 

새로운 길들이 고속 도로 같이 넓게 편하게 건설되어 도시와 도시가 연결된다. 여기저기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들고 강을 건너 다리를 만든다. 어떻게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도로공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새 도로를 내 차로 달리면서 혀를 찬다.

덕배는 한 달 전 새로 뽑은 현대스텔라를 운전하며 수안보 온천으로 향한다. 한탄말에서 머슴을 살았던 덕배가 지금 고급 승용차를 몰고 활짝 뚫린 고속도로를 달린다. 천지가 개벽을 한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덕배의 오늘은 지난날에 비하면 천지가 개벽한 형국이다.

<이것이 다 한탄말 구장 어른의 은혜여, 암 그렇구말구.>

덕배 옆 자리에는 화사하게 차려 입은 경란이 앉아 있다. 덕배는 지금 수안보 온천으로 가는 길인데 일부러 청주로 돌아간다. 쫙 뚫린 경부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싶어서다.

경란은 과거에 대한 기억을 거의 완전히 잃었지만 지금 살아가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지금 경란에게 제일 어려운 것은 하루하루의 날들을 모르는 것이다. 경란은 오늘이 4월 7일이라고 가르쳐주면 내일도 4월 7일이라고 한다. 경란에게는 오늘과 내일의 개념이 정리 안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개념도 정리가 안 된다. 경란에게는 매일 오늘 현재만 존재한다.

덕배는 이런 경란과 함께 종종 수안보 온천을 간다. 온천을 하려면 서울에서 온양 온천이나 유성 온천 쪽으로 가는 길이 차로 갔다 오기에 편했지만 덕배가 늘 수안보 온천을 가는 것은 수안보 온천은 덕배에게 아주 귀한 특별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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