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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의 교육 컬럼

 
<하버드 가지 마라> 저자인 대니얼 홍이 교육에 대한 정보와 관점을 예리한 시각으로 제시합니다.
 
 


 
작성일 : 18-08-30 11:08
[대니얼 홍 칼럼] 지원서 에세이 8초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1,139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지원서 에세이 8
 
“무엇에 관해 쓰면 좋을까요?” 

대학 지원서 에세이를 작성할 때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무엇”을 묻기 전에 먼저 생각할게 있는데, 바로 그것에 에세이 작성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학생들은 에세이를 쓰는 목적을 자신이 누구인가를 표현하고,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고,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다 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다.

에세이를 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른데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남녀노소, 동서양을 불구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ADHD(주의력 결핍 행동과잉 장애)를 겪고 있다. 금붕어는 주의집중 시간이 9초이지만, 사람은 평균 8초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자가 아무리 좋은 주제를 고르고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자신을 표현한다
하더라도 에세이를 읽는 사람이 참을성을 갖고 끝까지 읽어낼까? 게다가, 에세이를 읽는 사람은 지원자의 학교 선생님이 아니다

적어도, 학교 선생님은 점수를 매기기 위해 학생이 쓴 것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 하지만, 지원자의 에세이를 읽고 심사하는 사람은 끝까지 읽어야 할 의무나 책임이 없다

때로는 첫 문단을 읽고, 심지어 첫 문장, 첫 단어를 보고 “무슨 이야기를 할지 뻔하다”라고 판단하고 읽기를 중단하기도 한다.

정성드려 열심히 썼는데 “너무 하는 게 아니냐?” 라고 지원자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수백 장의 에세이를 읽어야 하고, 합격자보다 불합격자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입학 사정처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처사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자

웹사이트에서 어떤 글을 읽을 때 또는 소설책을 읽을 때, 처음 몇 줄이 당신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곧 바로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거나, 책을 덮는다.

8초 이내에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에세이를 쓰는 목적은 읽는 이로 하여금 끝까지 읽도록 유도하는 것에 있다

유도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이미 2,300여년 전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가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세가지로 요약했다. 이 가운데 한인 학생들이 지닌 취약점은 파토스에 있다.

리포트 #1
폭염이 지속되면서 사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까지 3,095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의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중 38명이 숨졌다.

리포트 #2
지난 주, K씨가 집안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사물인터넷 기기에서 K씨의 활동이 감지되지 않자, 생활관리사가 이른 새벽 K씨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K씨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평소에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의 사망진단서에는 ‘열사병’이 기록으로 남았다.

두 개의 리포트 가운데 어떤 것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을까

일반적인 사실을 알리는데 그친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리포트는, “고독사, 이른 새벽, 기초생활수급자, 평소 질환”등등의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단어를 사용하여 사망자의 구체적인 배경을 기술했다.

만일, 폭염 피해자를 위한 모금운동을 벌인다면 어느 리포트가 지갑을 열게 만들까.

대학 지원서 에세이는 입학사정관을 설득하는 도구다. 그들의 마음을 열어 “이 지원자와 대학4년을 함께 지내면 좋겠다라는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도구다

파토스는 상대방의 머리가 아닌 가슴을 흔드는, 즉 감정에 호소하는 것을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미 2300년 전에 인간의 모든 선택과 결정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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