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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22 14:09
눈산조망대/ 아더와 트럼프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066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아더와 트럼프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맞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50억달러를 의회가 배정하지 않으면 정부를 폐쇄하겠다며 요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난민 카라반의 미국 입국 저지에 올인하고 있듯이 그의 까마득한 공화당 선배인 체스터 아더 대통령(21) 1882년 미국사상 최초의 이민 제한법에 서명해 중국인들의 미국이민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트럼프는 멕시코에 몰려온6,000여명의 카라반이 갱강도마약밀매매춘 등 범법자 집단이라며 이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방방 뛰다가 하원의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콧방귀를 뀌자 지난 17일 일단 한발 물러섰다. 그날은 75년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민주당)이 아더 대통령의 ‘중국인 배척법(Chinese Exclusion Act)’을 61년만에 폐기시킨 날이었다.

중국 커뮤니티는 CEA 폐기 75주년 하루 전인 16일 차이나타운의 윙룩 박물관에서 모임을 갖고 CEA가 제정된 136년전의 미국사회 상황, CEA가 전체 이민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토론했다. 이들은 CEA 19세기만의 악몽이 아니라며 지난해 일부 무슬림 국가 여행객들의 미국입국 금지와 지금의 중남미 난민 입국봉쇄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캘리포니아에 골드러시가 터진 18세기 중반 미국으로 몰려왔다. 금이 귀해지면서 광산에서 쫓겨난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LA 등 도시로 나와 집단촌(차이나타운)에 살며 막일을 하는 ‘쿨리’가 됐다. 하지만 도시에서도 편치 못했다. 백인 노동자들의 핍박이 더 심했다. 싸구려 임금으로 자기네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집단테러를 자행하기 일쑤였다.

CEA 발효 후 백인들 횡포는 공공연해졌다. 1885년 와이오밍주 록 스프링스에서 중국인 광부 28명이 피살됐고 1887년 오리건주 헬스 캐년에서도 광부 34명이 떼죽음 당했다. 시애틀 인근 스콱 밸리에선 호프농장 쿨리 3명이 피살됐다. 타코마에선 1885년 백인폭도가 중국인들을 몽땅 기차에 실어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추방하고 차이나타운을 파괴했다.

시애틀 차이나타운도1885년 방화사건이 일어난데 이어 이듬해 ‘노동 기사’로 불리는 백인 폭도가 몰려와 중국인 200여명을 집합시킨 후 강제 추방했다. CEA 발효전인 1880년엔 콜로라도주 덴버 차이나타운에서도 중국인들이 백인 노동자들에 폭행당했고, LA에서도 1871 500여명의 백인폭도가 차이나타운을 습격해 중국인 20여명에게 린치를 가했다.

CEA는 기존 ‘페이지 법’(1875)을 강화한 속편이다. 호리스 페이지 하원의원이 주도한 이 법은 중국여성의 입국을 ‘매춘예방’을 위해 금지시켰다. 이 법에 중국남성들도 포함시킨CEA는 원래 10년 한시법이었지만 1892년 개정된 후 1902년 영구화됐다. CEA는 워싱턴주 출신 워렌 매그너슨 하원의원(후 상원의원)의 발의로 1943 12 17일 폐기됐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매그너슨 법에 서명해 중국인 이민을 재개시켰지만, 실제적으로는 제 2차대전 당시 중국이 미국의 우방이 돼준데 대한 보상이었다. 더구나 그는 전쟁당시 서부지역 일본계 시민 12만명을 2년간 강제 격리수용하는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미국의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이며 위인으로 추앙받는 그 조차도 인종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카라반 난민들은 경제가 거덜나 무법천지가 된 온두라스과테말라니카라과엘살바도르 등 중남미국가를 탈출해 미국으로 살길을 찾아오는 사람들이다. 7세 소녀 한명이 탈수증으로 죽었고, 5개월 된 한 아기는 폐렴에 걸려 입원했다. 엊그제 티와나에서 10 2명이 칼에 찔려 죽었다. 망명신청서를 3,000여명이 냈지만 하루 고작 60~100명만 접수 처리된다.

국경방벽 건설은 트럼프의 대표적 선거공약이었다. 이를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그룹이 보수 백인 노동자들이다. CEA 때와 똑 같다. 이들은 17일 트럼프가 한발 물러서자 “배짱 없는 사람”이라며 비난했고 트럼프는 곧바로 다시 강경해졌다. 별다른 치적이 없는 아더 대통령은 역사학자들로부터 ‘가장 잊혀진 대통령’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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