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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27 02:23
눈산조망대/ 양성, 중성, 간성, 무성…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1,679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양성, 중성, 간성, 무성…
 
나는 베이비부머 세대다. 1940년대초~1960년대초 출생한 코호트(동시대 출생집단)에 속한다.

요즘의 ‘Y(밀레니얼)’ 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했다. 그 중간에 ‘X 세대(Generation X)’가 있다. 베이비부머와 Y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아리송한 세대다. 출생연대가 1960년대 초중반에서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까지 두루뭉수리하다.

요즘, X 세대’ 아닌 ‘X (Gender X)’이 화제다. 남성에도, 여성에도 끼지 못하는 아리송한 성이다. 공식 용어로는 ‘논 바이나리(non-binary)’이다. 남성-여성의 2분법적 성별구분이 적용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양쪽 성징을 다 가진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들과 중성, 간성, 무성 등 성징이 뚜렷하지 않은 성모호자(genderqueer)들을 총칭한다.

오리건주 주민인 제이미 슈프는 빠르면 오는 73일 성별 란에 M(남성), F(여성)도 아닌 X(무특정 성)로 기재된 운전면허증을 전국 최초로 발급받는다. 혁혁한 전공의 육군상사로 제대한 슈프는 작년 6월 포틀랜드의 멀트노마 카운티 법원 판사로부터 역시 전국최초로 ‘논 바이나리’라는 합법적 판결을 받고 운전면허국(DMV)에 새 면허증을 신청했었다.

제대 후 여성으로 살아온 슈프는 여행할 때나 쇼핑할 때 남자로 표시된 면허증을 제시하면서 곤욕을 치른다며 “모순된 제도 때문에 나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들이 억지로 남자, 또는 여자 행세를 하고 있다. 혼혈아에게 백인 신분증을 주고 백인으로 행세케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를 백인으로 인정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항변했다.

슈프로부터 ‘X 성 면허증’을 신청 받은 오리건주 DMV는 그동안 관련법규와 컴퓨터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방법을 검토했지만 별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 보험사 등 기록 공유기관들도 호의적이었고 청문회 여론도 긍정적이어서 오는 615일로 예정된 주 교통위원회 표결을 통과할 경우 7 3일 슈프의 새 면허증이 발급될 것이라고 DMV는 덧붙였다.  

슈프의 ‘X 성’ 쟁취에 고무된 캘리포니아주 산타 크루즈의 새라 켈리 키난 여인은 작년 9월 출생지인 뉴욕 시청으로부터 성별이 ‘간성(intersex)’으로 기재된 전국초유의 출생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XY 성염색체 모두와 외부 여성 성기를 지니고 태어난 키난 여인은 생식선이 개발되지 않아 절제수술을 받았다며 드디어 자신의 본래 성을 찾았다고 자랑했다.

슈프와 키난에 이어 ‘X 성’ 표방자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키난 여인의 간성 출생증명서 신청절차를 대행해준 성소수자 인권단체는 그 후 성모호자 20여명의 법정수속을 확보해놓고 있다. 이 단체는 또 슈프에게 ‘X 성’을 판정해준 멀트노마 카운티 법원을 통해 최근 포틀랜드의 한 주민을 ‘무성(agender)’으로 인정받도록 도왔다. 역시 전국최초다.

-바이나리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그중 성전환자만 140여만명으로 추정되고 그 가운데 2만여명이 오리건주 주민으로 돼 있다. UCLA 산하 윌리엄스 연구소가 2015년 전국의 28,000여 성전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3분의1이 자신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논 바이나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X성’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것은 문제다. 우선 이들을 지칭할 대명사가 마땅치 않다. ‘그(he)’도, ‘그녀(she)’도 쓸 수 없다. 본인들 중 일부는 무성인 ‘they(그들)’를 단수로 사용하지만 문법적으로 혼란스럽다. 새 운전면허증이 이들을 제3의 성으로 인정해줘도 기존 사회제도가 이를 폭넓게 수용하지 않으면 자칫 더 많은 차별이 초래될 수도 있다.

엊그제 신문을 보고 머리가 더 혼란스러워졌다. heterosexual(이성애자), homosexual(동성애자), bisexual(양성애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pan-sexual’도 있단다. 우리말로 ‘범() 성애자’ 쯤 될 것 같다. 섹스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성애자와 비슷하지만 논 바이나리도 상대하므로 더 포괄적이란다. 도대체 이런 연구가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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